2024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NC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서한 >

맷 데이비슨 (Matthew Glen Davidson), NC 다이노스

1991년 3월 26일생 (만 32세)

내야수, 우투우타, 190cm 104kg

계약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14만 달러, 연봉 56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지난해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은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118경기 503타석에서 wRC+ 126.5(리그 1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즌 말미였던 9, 10월 OPS가 각각 0.716, 0.655에 그쳤고 포스트시즌에서도 1할대의 타율로 침묵했다는 점은 불안 요소였다.

결국 마틴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강인권 감독은 그에 대해 “한 시즌 하면서는 본인의 것을 잘했다고 보이지만, 임팩트가 크지 않아 아쉬움이 부각되는 면은 있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이후 고심을 거듭하던 NC는 지난 1월 11일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발표했다. 빅리그 통산 53홈런을 기록한 맷 데이비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배경

데이비슨의 커리어는 화려하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1라운드(전체 35번)에 지명됐다. 이후 그는 루키리그를 건너뛰고 로우 싱글A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승격 속도도 빨랐다. 2013년, 22살의 나이에 트리플A까지 올라갔다. 트리플A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꾸준히 선발로 출장하며 500타석에서 wRC+ 117을 기록했고, 퓨처스 올스타전 MVP와 홈런더비 우승을 거머쥐었다. 같은 해 빅리그 데뷔에도 성공했다. 87타석에 들어서 기회는 많이 받지 못했지만 18개의 안타 중 절반(2루타 6개 홈런 3개)이 장타였을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시즌 후, 애리조나는 불펜 보강을 위해 데이비슨을 마무리 투수로 40세이브를 기록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애디슨 리드와 트레이드했다. 그만큼 데이비슨에 대한 기대감은 대단했다. 시즌을 앞두고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유망주 순위에서 리그 7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한껏 기대를 안고 시작한 2014시즌 부진이 찾아왔다. 타고투저 성향의 트리플A PCL에서 투고타저 성향의 트리플A IL로 리그를 옮기자 데이비슨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2014년과 2015년, 두 시즌 모두 OPS 0.700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데이비슨은 포기하지 않았다. 2016시즌 트리플A wRC+ 127을 기록하며 부활했고 다시 빅리그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골절상을 당하는 불운이 따르며 2016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한번 눈에 들자 기회는 계속 주어졌다. 그는 2017시즌 빅리그에서 118경기를 소화했다. 특히 전반기 때는 18홈런 OPS 0.799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8시즌에도 데이비슨은 빅리그에서 계속 출장했다. 20홈런을 때려내는 등 쏠쏠한 장타력을 뽐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당시 그는 33.3%라는 극악의 K%를 기록했고 리그에서 우투수 상대 가장 높은 K%(39.9%)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데이비슨의 커리어는 방황의 연속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신시내티 레즈 등 5년간 매년 팀을 옮겨 다녔다. 지난 시즌에는 일본의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 입단하며 아시아 무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NPB에서도 OPS 0.698로 아쉬웠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데이비슨의 가장 큰 장점은 장타력이다. 191cm, 102kg의 거구에서 나오는 힘, 그리고 임팩트 순간 스윙에 힘을 제대로 싣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드래프트 당시부터 고교 최고의 거포로 주목받았다. 앞서 말했듯 빅리그에서도 단일 시즌 20홈런 이상을 때려냈으며 통산 Hard Hit%(42.4%), Barrel%(13.8%) 모두 빅리그 평균 이상이다.

마이너리그 통산 홈런도 226개에 달했고, 2022시즌 트리플 A에서도 75경기에서 2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대단한 장타력을 보여줬다. 당시 장타율 0.595는 리그 평균(0.453)을 훨씬 상회하는 기록이다. 특히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플라이볼의 평균 타구 속도가 95.7마일(약 154km)에 달했으며 HR/FB%도 31.2%로 높았다.

극악의 투고타저인 NPB에서도 19개의 홈런과 0.215의 IsoP(절대 장타율)를 기록했다. KBO에서 47홈런을 때려내며 MVP를 석권하고 일본으로 넘어간 멜 로하스 주니어는 일본에서의 첫 시즌, 60경기에서 8개의 홈런과 0.164의 IsoP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데이비슨이 KBO에서 보여줄 장타력은 그 누구보다 뛰어날 것이다.

선구안도 준수하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스카우팅 리포트(링크)에 따르면 유망주 시절부터 타석에서 참을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빅리그 시절 통산 Chase%(유인구에 스윙한 비율)도 27.5%로 리그 평균 수준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매년 9%~12% 사이의 BB%를 기록했다.

문제는 바로 높은 K%다. 삼진은 홈런 타자에게 세금 같은 존재라지만 데이비슨의 K%는 너무나 높았다. 트리플A 통산 K%가 28.5%에 달하고 지난해 히로시마에서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삼진(120)을 당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K% 31.5%).

앞서 언급했듯 선구안은 괜찮다. 문제는 컨택이다. 유망주 시절부터 데이비슨은 남들보다 긴 팔, 그리고 엉덩이가 빠르게 열리는 타격 습관으로 인해 컨택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데이빗슨의 Hit(타격 능력)(링크)이 전성기 때도 리그 평균 수준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데이비슨이 빅리그에서 삼진을 많이 당한 이유도 컨택에 있다. 데이비슨의 빅리그 통산 Whiff%(스윙 중 헛스윙 비율)는 34.6%. 이는 2015년 이후 빅리그 평균인 24.6%와 10%P 차이 나는 수치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컨택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 당시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빠른 패스트볼과 브레이킹 볼에 약점을 보인다고 되어있는데 2022년 트리플A에서도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 데이비슨 2022년 구종별 Whiff%(마이너리그) >

컨택을 제외하면 타격에 큰 약점은 없다. 커리어 내내 우투수 상대로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빅리그에서의 HR%는 우투수 상대로 더 높았고, 2022시즌 트리플A에서도 우투수 상대 0.942의 OPS를 기록했다.

수비력은 평범하다. 1루와 3루를 소화할 수 있는데, 송구는 좋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수비력으로 주목받지는 못했다. 주력은 기대하기 힘들다. 통산 1672경기를 뛰었는데 도루가 6개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성공률이 처참하다(31.6%).

 

전망

데이비슨은 강인권 감독이 언급한 ‘임팩트’ 하나만큼은 제대로 갖춘 타자다. 장타력은 현재 KBO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타자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NC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가 타자 친화 구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홈런왕 경쟁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하지만 불안 요소는 존재한다.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라이언 힐리, SSG랜더스의 케빈 크론, 삼성 라이온즈의 다니엘 팔카 등 수준급의 장타력 하나로 KBO에 입성한 타자들은 이전에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데이비슨과 같이 컨택에서 약점을 보였고, 결국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못한 채 재계약에 실패했다.

데이비슨에게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과거 SSG에서 뛰었던 제이미 로맥이다. 로맥 또한 KBO 입성 초기 컨택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많은 삼진을 당하며 고전했다. 그러나 ‘걸리면 넘어간다’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의 파워, 그리고 많은 볼넷을 골라내며 재계약에 성공했고 2021년까지 SSG에서 뛰며 팀의 레전드로 남았다.

과연 데이비슨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 끝은 로맥일까, 아니면 크론일까? 이번 시즌 데이비슨의 방망이를 주목해 보도록 하자.

 

참조 = BrooksBaseball, BaseballSavant, Fangraphs, BaseballReference

야구공작소 원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도상현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서한

ⓒ야구공작소. 출처 표기 없는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상업적 사용은 별도 문의 바랍니다

Be the first to comment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