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KIA 타이거즈 캠 알드레드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영주 >

캠 알드레드(Cam Alldred), KIA 타이거즈

1996년 7월 25일생(만 27세)

선발투수, 좌투좌타, 191㎝ 93㎏

2024시즌(AA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 9경기(9선발) 1승 3패 34이닝 34K 18BB ERA 6.88

계약 총액 32만 5,000달러(계약금 2만 5,000달러, 연봉 30만 달러)

 

올 시즌 초반 기아의 외인 원투펀치는 남부럽지 않았다. 4월까지 ERA 1.47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외인 투수로 평가받던 네일과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아주며 4승을 기록한 크로우는 기아가 1등으로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5월 9일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이후 김사윤, 김건국 등 대체 선발투수들이 기용됐지만 크로우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마냥 크로우를 기다릴 수 없었던 기아는 부상 공백이 더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새로운 외인을 물색했다. 그리고 5월 29일 KBO 두 번째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해 새로운 외인 투수를 영입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캠 알드레드다.

 

배경

알드레드는 2017년 신시내티 대학 소속으로 NECBL1에서 7경기(7선발) ERA 2.25 38K를 기록하며 리그 유망주 9위에 올랐었다.

그리고 2018년 만 21세에 MLB 신인드래프트 24라운드(전체 714위)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지명되었다. 2018 피츠버그 드래프트 최고 선수에 언급이 될 정도로 기대가 높았다. 뉴욕-펜 리그에서 데뷔했고 로우 싱글A에서 불펜으로 27.2이닝 ERA 1.63을 기록하며 싱글A까지 진출했다.

2019년엔 싱글A에서 60이닝 ERA 4.20으로 잠깐 주춤했다.

2021년 AA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53.1이닝 ERA 2.53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AAA까지 올라갔다.

2022년 스프링 트레이닝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후 5월 8일까지 17.2이닝 ERA 1.53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5월 10일 피츠버그 선발 브라이스 윌슨이 무너졌고(2.2이닝 6자책) 먼저 콜업된 보 슐서가 기회를 받았지만 부진했다(4이닝 4자책). 이후 11일 슐서가 AAA로 내려가며 알드레드는 생애 첫 메이저 콜업을 받게 됐다.

다음날인 12일 알드레드는 1이닝 1K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이것이 그의 마지막 MLB 등판이었다. 13일 피츠버그가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한 타일러 비디(前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자리를 내주며 AAA로 돌아갔다. 이후 24일 DFA가 된 알드레드는 피츠버그와 마이너 계약을 맺으며 남은 시즌을 보냈다.

2023년 선발 전향을 준비했다. 6월부터 AAA 대부분 경기를 선발투수로 나섰고 올해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하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5월 29일 기아와 계약을 맺으며 KBO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알드레드는 포심, 싱커, 슬라이더, 체인지업 총 4개 구종을 구사한다. 먼저 알드레드의 주 무기는 대학 시절 플러스 구종으로 평가 받았던 슬라이더다. 2023년 포심 패스트볼과 거의 비슷한 구사율을 기록했다. 올해도 31.6%로 높은 구사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평균 구속이 약 128.3㎞/h로 빠르진 않지만 작년 xwOBA가 0.233으로 AAA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삼진 98개 중 53개를 슬라이더로 잡았을 정도로 위력이 있다. 게다가 좌우 타자 모두에게 구사했다. Baseball Savant 데이터 기준 우타 상대 24.1%, 좌타 상대 46.1%의 구사율을 기록했다.

< 2023년 알드레드 좌우 타자별 구종 구사율 (단위 : %) >

알드레드는 매년 GB/FB 1을 넘기는 땅볼 형 투수다. 슬라이더의 좋은 땅볼 유도 능력이 여기에 크게 기여했다. 작년 슬라이더 인플레이 타구 중 약 58%가 발사 각도 0도 미만을 기록했다.

< 2023년 알드레드 슬라이더 히트맵 >

다만 고질적인 제구의 문제가 있어 중앙으로 몰리는 공이 많다. 작년 16개의 피홈런 중에서 절반인 8개가 슬라이더다. 제구가 되지 않는다면 KBO에서도 여지없이 장타를 허용할 수 있다.

< 2023년 알드레드 슬라이더 피치 히트맵 >

다음으로 체인지업이다. 작년 평균 구속 약 132㎞/h로 약 97%를 우타자에게 구사했다. 피장타율도 0.270으로 우타자 억제에 효과를 거뒀다. Whiff%도 16.3%로 구종 중 두 번째로 많은 헛스윙을 유도했다. 다만 올해 구사율이 4.4%가량 감소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제구력을 키운다면 충분히 위력을 낼 수 있는 구종이다.

< 2023년 알드레드 구종별 구사율, Whiff% (단위 : %) >

< 2023, 2024년 알드레드 체인지업 피치 히트맵 >

마지막으로 알드레드는 포심과 투심 2가지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포심은 평균 약 145.8㎞/h, 투심은 약 143.7㎞/h로 MLB 기준 많이 느리다. 게다가 불안한 제구까지 합쳐져 두 패스트볼의 성과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작년 포심과 투심 피장타율이 각각 0.516, 0.701로 매우 좋지 않았다. 다만 KBO 수준에서는 구속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2023년 알드레드 포심, 투심 피치 히트맵 >

결국 계속해서 언급한 제구가 가장 큰 단점이다. AAA 통산 K/9 8.40으로 충분한 탈삼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제구가 받쳐주지 않아 많은 출루를 허용했다.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3점대 중후반의 BB/9를 기록했다. 특히 체인지업의 제구가 잡히지 않아 우타자에게 약세를 보였다. 작년 좌우 타자별 피안타율이 각각 0.198, 0.267이었다. 피홈런도 좌타자 2개, 우타자 14개를 기록했다. 어쩌면 위에서 언급한 슬라이더 피홈런 8개도 체인지업이 제구되지 않아 할 수 없이 대안으로 던진 슬라이더가 공략당한 결과일 수 있다.

< 알드레드 AAA 통산 기록 >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마이너리그 생활 간 부상 이력이 없다. 작년부터 선발 수업을 받았고 당해 6월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기 때문에 선발 경험도 충분하다.

 

전망

5월 기아는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이의리와 크로우 자리를 채우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다행히 이의리의 자리는 황동하가 잘 채워줬다. 한 달가량 비어있던 외인 투수 한 자리를 채워줄 알드레드는 1위 수성을 위한 중요한 열쇠다.

기대는 충분히 걸어볼 만하다. 낮은 구속에도 탈삼진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올해 AAA에서 GB/FB 1.35, HR/9 0.79로 장타 억제 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제구가 관건이다. 이미 KBO에는 전 한화 예프리 라미레즈, 전 롯데 글렌 스파크맨 등 좋은 구위를 가졌지만, 너무 많은 볼넷을 허용해 살아남지 못한 외인이 많았다. 다만 현재 KBO는 ABS로 스트라이크존이 비교적 넓다. 어느 정도 제구가 보완된다면 넓은 스트라이크존은 알드레드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알드레드에겐 이번 기아로의 이적이 행운이다. 단기 대체 용병으로 영입됐지만 크로우의 방출이 유력하기 때문에 6주간 좋은 활약을 한다면 시즌 끝까지 함께 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과연 알드레드는 본인에겐 정식 용병 계약을, 기아 팬들에겐 V12의 기쁨을 안겨줄 수 있을까?

 

참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Baseball America, Fox Sports, Baseball Prospectus

야구공작소 장호재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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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ECBL(New England Collegiate Baseball League) : NACC와 MLB의 승인을 받은 여름 대학 야구 리그다. 케이프 코드 리그, 노스우드 리그, 코스털 플레인 리그와 함께 미국 최고 여름 리그 중 하나로 꼽히며 대학 선수들의 프로 야구 입단을 위한 쇼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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