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사회적역할③: 국내야구의 사회공헌활동 우수사례 上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범수 >

앞선 시리즈에서는 최근 확대되는 국내야구 사회공헌활동의 과제와 보완점을 살펴봤다(링크). 그러나 국내야구 사회공헌활동에도 우수한 성과와 사회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활동이 많이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우수사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上에서는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가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수행하는 사회공헌활동에 중점을 두고 소개하고자 한다.

 

야구를 통한 지역사회문제 해결 “다문화 리틀야구단”

울산광역시엔 공단과 그곳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 하지만 울산의 많은 다문화 가정은 사회 적응의 어려움과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공존과 협력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인 이유다.

2014년 울산에는 다문화 리틀야구단 ‘스윙스(Swings)’가 창단되었다. 스윙스는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조지아, 스리랑카 총 6개국의 결혼이주민 자녀로 구성되어 있다. 남부경찰서 오주원 경사와 울산남구종합복지관 이상민 과장이 3년간 노력해 창단을 이루어냈다.

당시 오 경사는 외국인 관련 범죄 수사와 국제 교류 협력 등의 외사 업무를 맡고 있었다. 업무 과정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와 접촉할 기회가 많았는데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을 많이 만났다. 경찰야구동호회에서 사회인야구를 하고 있었던 오 경사는 다문화 야구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쉽지 않았다. 야구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나라 출신의 가정도 있었다. 이 과장은 야구의 이미지와 영상을 보여주며 가입을 권유하였다. 이에 취지에 공감한 지역 기업과 기관이 힘을 보탰다.

A모 화학공장과 울산시가 야구 장비와 유니폼을 지원했고, 연간 야구단 운영비도 후원했다. B모 병원은 의료 지원을, C모 기업은 아이들의 공부를 돕기 위해 온라인 교육을 지원했다. 인근 세 학교가 운동장을 스윙스 훈련장으로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현재까지도 지역 기업이 활동에 필요한 야구 장비와 코칭, 지역 리틀야구단 친선 야구대회 개최, 프로야구 경기 행사의 시구·시타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 울산 스윙스 야구단과 함께하는 유소년야구대회 >

다문화 리틀야구단 ‘스윙스’는 야구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다문화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공존과 협력의 중요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역 기업과 기관, 학교 등의 협력을 통해 일방적인 사회공헌활동이 아닌 지역사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과정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인 주체의 야구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차별성이 있다. 야구의 사회공헌활동이 활성화되지 않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구단과 선수들이 노력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사회공헌활동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 오 경사와 이 과장처럼 기획할 수 있고 기업처럼 후원할 수도 있다. 또한 활동 장소를 제공하는 것, 취재를 하여 세상에 알리는 것도 소중한 사회공헌 활동이다.

 

사회공헌은 멀리 있지 않아…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 사례”

많은 사람이 사회공헌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회공헌활동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한다. 시간과 돈에 여유가 있을 때 하자고 마음먹지만, 그런 환경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또, 인터넷을 검색하면 친환경에너지 구입, 큰 규모의 기부활동 등 평범한 개인이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사회공헌활동은 대단한 결심 없이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2023년 한 미디어에서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의 사례를 취재했다. 노진혁은 2022년 시즌 후 NC에서 롯데로 팀을 옮기며 그의 가족은 낯선 동네로 이사 왔다. 그는 일정 없는 날에 아들과 집 근처 운동장에 마실을 나온다. 운동장에는 동네 야구를 하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있다. 노진혁의 아들은 그 장면을 보고 형들과 야구하고 싶다고 조른다. 아들을 이기지 못하는 그는 초등학생들에게 공을 던져줄 테니 자기 아들도 끼워 달라고 부탁한다. 초등학생들은 노진혁을 한눈에 알아보고 이를 반긴다. 고마움과 뿌듯함을 느낀 그는 초등학생들에게 야구 장갑을 선물했다.

그 후 노진혁은 아들과 함께 여러 차례 초등학교를 다시 찾았다. ‘노진혁이 주말에 학교에 온대’라고 입소문이 나서 야구하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야구뿐만 아니라 사인회도 실시하고 선물도 전달한다. 그의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먹을 간식을 구입한다. 아들은 동네 형들과 친해지고 그는 아이들의 부모와 인사를 나누고 이웃이 되었다.

< 노진혁 >

이러한 활동은 한 동네 아저씨가 아들과 함께 초등학교 운동장을 찾아 동네 아이들과 야구를 즐긴다는 이야기는 사실로는 단순한 일상 에피소드로 보일 수 있다. 또한, 자기 아들이 동네 형과 야구를 하기 위해서 한 것이니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좋은 사례다. 그는 자신의 야구 경험과 재능을 동네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동네 이웃들 간의 교류와 화합을 촉진했다.

이는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상호 작용과 이익이 양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사회공헌의 한 형태다. 아이들에게 야구의 즐거움과 가르침을 전달하면 미래 그들은  프로 선수나 야구와 지역 사회의 발전에 공헌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동네 아이들이 함께 야구를 즐기는 것을 통해 이웃들과의 소통과 연대감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이 활동이 단순한 운동장 놀이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 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한 걸음으로 여겨져야 한다.

 

위 두 사례는 야구를 통해 사회공헌의 핵심 가치를 보여주며, 지역 사회 구성원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사회공헌활동이 부유한 개인이나 단체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 누구나가 자신의 역할과 잠재력을 발휘해 사회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협력과 상호 작용도 강조한다. 기업, 정부, 학교, 지역주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참여해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우수사례라 할 수 있다.

사회공헌활동이 얼마나 다양한 영향력을 지역사회에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 우리 모두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서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희망과 가능성도 제시한다.

 

참고 = 울산 유소년 야구단, 롯데자이언츠, 착한 자본의 탄생(김경식 저), Gratton, Chris; Preuss, Holger (2008). “Maximizing Olympic Impacts by Building Up Legacies”, ISO26000(국제표준화기구 사회적책임 표준), 울산 신문, 조선일보 etc.

야구공작소 천태인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조훈희,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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