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변화하는 야구 팬 문화: KBO와 신세대의 소통 창구

< 위 이미지는 DALL-E에 의해 생성되었습니다 >

2019년 12월, 네이버와 다음(Kakao)이 스포츠 기사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다. 비방과 악플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였지만 많은 팬이 의견 교환과 정보 공유의 소중한 창구를 잃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후 한국 프로야구 구단들은 팬과의 소통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영향력이 증가하며 팬들의 미디어 소비 행태가 변화했다.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한 MZ세대가 주요 스포츠 소비층으로 부상함에 따라 구단들이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새로운 팬층과 다채로운 콘텐츠의 등장

SNS 채널의 활성화는 새로운 유형의 팬층을 만들어 냈다. 이 팬들은 기존 팬들과 다른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까?

  1.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 기존의 팬들은 경기장에 직접 가서 응원하거나 스포츠 기사를 통해 의견을 나누는 등의 방식으로 팀과 선수들과 소통했다. 과거에도 구단 홈페이지의 팬 게시판, 예를 들어 롯데 자이언츠 ‘갈매기 마당’, KIA 타이거즈 ‘호랑이 사랑방’, LG 트윈스 ‘쌍둥이 마당’ 등이 활성화되어 있었으나, 공간 자체가 구단 홈페이지 내로 한정되어 있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현재는 구단의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 내에서의 소통이 가능해졌다. 더 많은 팬이 쉽게 접근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 다양한 콘텐츠 소비에 적극적: 기존의 팬들은 경기 결과나 팀 뉴스 등의 기본적인 내용에 한정된 콘텐츠를 소비했다. 그러나 SNS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팬들은 선수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이나 선수들이 직접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등과 같은 콘텐츠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3. 자유도 증가: SNS를 통해 팬들은 더욱 개인화된 경험을 할 수 있다. 단순히 구단이 제공해 주는 콘텐츠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SNS 계정을 팔로우하여 그 선수의 일상을 볼 수도 있고 선수들과 직접 소통하기도 한다. 
  4. 팬덤화: SNS를 통한 팬덤화는 E 스포츠나 아이돌 팬덤과 유사하게 팬들의 몰입도를 증가시킨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안정적인 팬 기반이 구축된다. 충성도 높은 팬 커뮤니티는 구단 및 선수와 관련된 상품 구매, 경기 티켓 구입, 콘텐츠에 대한 유료 구독 등에서 더 적극적이며, 이는 직접적인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이들의 활발한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구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후원 및 광고 계약 유치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구단의 재정적 기반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다채로운 영상 콘텐츠의 등장

스포츠 콘텐츠가 다양화되며 구단은 팬들과의 소통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선수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이나 선수들이 직접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등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늘 뜨겁다. 각 구단 채널에서는 Q&A 세션, 라이브 스트리밍, 팬 미팅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LG 트윈스는 2020년 8월부터 매월 한 차례 차명석 단장과 임용수 캐스터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팬들의 질문에 답변해 주는 코너인 ‘엘튜브는 소통을 하고 싶어서’를 진행하고 있다. 이 코너는 평균적으로 조회수 5만 이상을 기록하며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 LG 트윈스 유튜브 채널 LGTWINSTV 엘튜브는 소통을 하고 싶어서 >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두산 베어스의 유튜브 채널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선수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일상을 소개하는 브이로그를 비롯해 ‘베어스 MBTI’, ‘잠실 식단’과 같은 콘텐츠는 팬들이 평소에 알지 못했던 선수들의 모습이나 생활환경 등을 보여주었다. 퓨처스 선수들의 모습을 담은 ‘이천 일기’ 시리즈도 큰 인기를 끌며 2021,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연재되었다. 이천 일기의 경우 다른 구단에서 벤치마킹하는 경우도 생겨나 콘텐츠 다양화에 크게 기여했다. 

< 두산 베어스 유튜브 채널 BEARS TV 이천 일기 >

대표 인기 구단인 KIA 타이거즈도 ‘챔필덕관’을 통해 시즌 중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많은 팬들의 즐거움을 더했다. 시즌 후에는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 캠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통해 선수들의 일상 속 모습을 전달하고 비시즌의 지루함을 해소해 줌으로써 많은 팬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KBO 10개 구단은 모두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단별 구독자/팔로워 수는 아래 표와 같다. (2023.10.29. 기준)

< 2024.1.17. 기준 KBO 구단들의 YouTube 구독자 수 및 Instagram 팔로워 수 >

 

SNS 마케팅의 장점

SNS를 활용한 마케팅은 구단에 매력적인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다수의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으며, 마케팅 타깃과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실시간 피드백으로 팬들의 반응을 분석해 마케팅 전략을 즉각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다. 

또 유튜브나 SNS는 알고리즘을 활용해 기존 팬뿐만 아니라 새로운 소비자들에게도 콘텐츠를 노출하는 효과가 크다. 이러한 접근은 소비자 구매 여정의 초기 단계인 ‘인지’ 단계부터 강점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SSG 랜더스는 SNS 게시물을 통해 ‘SSG 랜더스 팬덤 네이밍 콘테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 콘테스트에서 팬들은 팬덤의 이름을 댓글로 제안했으며 다른 팬들의 댓글, 좋아요, 실시간 피드백 등을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에 대해 활발하게 소통했다. 이러한 실시간 상호작용은 과거 아날로그 방식의 이벤트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참여감을 제공했다. 

‘으쓱’이라는 이름이 최종적으로 선정된 후에는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어 팬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또한 이벤트에 참여한 팬들에게 제공된 특별한 시구 기회와 같은 보상들도 SNS를 통해 공유되어 더 큰 관심과 참여를 유도했다. SNS 기반의 참여형 콘텐츠는 팬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팀과 팬들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KBO 구단들은 새로운 팬층의 등장과 함께 주요 소통 창구를 SNS와 유튜브로 전환하며 홍보 전략을 혁신하고 있다. SNS 마케팅을 통해 효과적으로 많은 팬들에게 도달하며 팬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강조하여 유연하게 전략을 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구단들은 차별화된 경험을 통해 유대감을 증진하고, 야구팬들에게 더욱 풍부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야구 산업의 성장을 끌어내고 야구팬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 = YouTube, Instagram, McKinsey & Company, DALL-E

야구공작소 이수민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재성, 조훈희, 오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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