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삼성 라이온즈 데니 레이예스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노승유 >

데니 레이예스 (Denyi Reyes), 삼성 라이온즈

1996년 11월 2일생 (만 27세)

선발투수, 우투우타, 193㎝ 115㎏

2023시즌 (ML + AAA)

시라큐스 메츠 20경기(18선발) 2승 3패 91.2이닝 72K 33BB ERA 5.79

뉴욕 메츠 9경기(3선발) 0승 2패 19.2이닝 17K 8BB ERA 7.78

계약 총액 8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시볼드의 영입이 발표되고 삼성은 뷰캐넌의 재계약과 함께 외인 구성을 마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1월 4일 삼성 팬들에게 조금은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4년간 에이스이자 장수 외인으로 사랑받았던 뷰캐넌이 팀을 떠나게 된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말일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오퍼 등 다양한 이유로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마냥 기다릴 순 없던 삼성은 뷰캐넌과 재계약이 불발될 경우에 대비해 다른 외국인 투수들과 접촉해 왔다. 이후 뷰캐넌과의 협상은 결렬되며 레이예스를 영입했다.

어딘가 익숙한 선수일 수 있다. 이유는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도미니카 국가대표로 우리나라를 상대했기 때문이다.1 동메달의 명예까지 얻었던 레이예스는 어떤 선수인지 살펴보자.

 

배경

레이예스는 2014년 만 17세의 어린 나이에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보스턴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에는 유격수였지만 입단 후 투수로 전향했다. 이후 가을 교육리그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갔다. 2018년 싱글A에서 좋은 모습(10승 3패 1.89)을 보이며 상위 싱글A까지 올라갔다. 좋은 제구력 덕에 레이예스는 예상치 못하게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2019년 보스턴 최고의 컨트롤’로 평가받으며 그 이유를 증명했다.

2019년 레이예스는 보스턴 유망주 18위에 선정되었다. 동시에 4, 5선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받았다. 그래서 2019년엔 선발로, 2021년엔 롱 릴리프로 2년간 AA에서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눈에 띄는 성적은 내지 못했다(12승 14패 4.18). 결국 보스턴에서의 빅리그 데뷔는 이뤄지지 않았고 2021년 11월 마이너 계약을 통해 볼티모어로 팀을 옮겼다.

그리고 2022년 5월 13일 구원 투수로 꿈에 그리던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당시 볼티모어 5선발이었던 왓킨스가 타박상 여파로 28일 더블헤더 때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하게 됐고, 빅리그 첫 선발 기회까지 얻었다 (vs 보스턴 3.2이닝 1실점).

당시 볼티모어 선발진은 크레이머를 제외하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 레이예스는 빅리그 선발 기회를 단 한 번밖에 받지 못했다. 이유는 마이너리그 성적에 있다. 2022년 대부분을 AAA에서 출장했지만 성적이 좋지 못했다. AAA급 기량이 아니었다. 통산 AA 성적도 좋은 편이 아니었기에 사실상 AA까지가 한계인 선수였다.

결국 레이예스는 8월 DFA가 됐고 11월 메츠와 마이너 계약을 했다. 하지만 2023년에도 AAA와 ML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FA 신분이 되어 삼성으로 이적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레이예스의 작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147㎞/h로 MLB 평균보다 낮았다. 게다가 불펜 출장이 대부분으로 선발로 출장할 경우엔 140㎞/h 초중반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KBO에서의 레이예스도 파워 피처보다는 피네스 피처에 가깝다.

피네스 피처답게 레이예스의 가장 큰 장점은 제구력이다. 구속이 빠른 투수가 아니지만 빅리그 데뷔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도 제구다. 비교적 많은 구종을 던지는 만큼 제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볼 배합은 레이예스의 큰 강점이다.

< 레이예스 ML, AAA 통산 기록 >

약점은 장타 허용이다. AAA 통산 HR/9가 2.28로 매우 높은 편이다. 좌타자 상대 18개, 우타자 상태 19개로 좌우를 가리지 않았다. 심지어 작년 AAA에선 HR/FB 20%를 기록했다. 뜬공 5개 중 1개가 홈런이라는 뜻이다. 타자 친화적 구장인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홈런 허용률이 높다는 건 매우 큰 단점이다.

 

레이예스는 5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먼저 제1 구종 패스트볼을 살펴보자. MLB 상위 15%의 긴 익스텐션과 2,164rpm의 평균 회전수를 기록하며 종적 무브먼트는 MLB 평균 수치를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약간의 투심성 무브먼트가 있어 횡적 무브먼트는 MLB 평균보다 약간 더 높다.

레이예스의 패스트볼은 대부분 높은 존을 공략했다. 하지만 레이예스의 패스트볼은 빅리그 평균 정도의 무브먼트에 비교적 낮은 구속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AAA 통산 HR/9가 2.28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다. KBO에서도 몰리는 공에는 여지없이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 2022, 2023년 레이예스 패스트볼 구사 위치 >

제2 구종은 130㎞/h 중반의 체인지업이다. 투수 전향 후 가장 먼저 던지기 시작한 변화구다. 주로 좌타자에게 구사했다. 패스트볼 구사 때와 비슷한 빠른 팔 속도로 구사해 디셉션이 좋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무브먼트가 우수하지 않아 패스트볼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실제로 좌타자 상대 성적이 아쉬운 것은 체인지업이 좌타자 상대 위닝샷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레이예스 AAA 통산 좌우 스플릿 >

제3 구종으로는 평균 120㎞/h 초반의 커브를 구사한다. 체인지업과 마찬가지로 투수 전향 후 먼저 던지기 시작한 변화구다. 대부분 카운트를 잡는 용도로 사용됐다. 작년 빅리그에선 커브를 구사하지 않았고 커터와 슬라이더가 커브 역할까지 맡았다.

제4 구종은 평균 120㎞/h 중반의 슬라이더다. 2018년에 추가된 구종이며 주로 우타자에게 구사했다. 종적 무브먼트는 작고 10-4의 횡적인 무브먼트를 띈다. 슬라이더는 가장 높은 헛스윙%를 기록하며 작년 주력 구종 중 하나였다.

< 2023년 레이예스 구종별 구사율 및 헛스윙% >

마지막으로 커터가 있다. 평균 약 139㎞/h로 MLB 평균 이상의 종적 무브먼트를 기록한 종적인 변화구다. 2021년에 장착했으며 작년이 구사한 첫해임에도 구사율 20.3%를 기록하며 주력 구종으로 사용됐다. 다만 아직 완성도는 높지 않기 때문에 가장 높은 피장타율(0.667)을 기록했다.

 

전망

레이예스는 아직 증명이 필요한 선수다. AA에서도 압도적이지 못했다. KBO의 리그 수준이 AA와 AAA 사이에 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각 구종의 스펙을 고려했을 때 레이예스는 KBO에서도 특출나지 않다.

하지만 기대는 걸어볼 만하다. 이미 KBO엔 다양한 구종과 비교적 균일한 구사율을 기록하며 성공한 쿠에바스가 있기 때문이다. 구속에 비해 K/9가 좋은 만큼 기교로 타자를 솎아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비슷한 유형이었던, 안정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이 장점이었던 전 KIA의 앤더슨보다 마이너리그 성적이 낮다. 앤더슨은 2023년 시즌 중에 교체됐다. 레이예스가 앤더슨과 같이 조기 방출의 아픔을 겪지 않으려면 쿠에바스를 롤모델로 삼고 앤더슨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홈구장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 구장인 만큼 장타를 어떻게 억제하느냐가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이다. 특히 하이패스트볼이 KBO리그에서 통해야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만 27세다. 더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뷰캐넌의 재계약 불발로 이뤄진 영입이지만 레이예스는 와이드너 대체자로 봐야 한다. 시볼드, 원태인 다음으로 3선발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담이 그나마 덜하다. 하지만 삼성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 과연 레이예스는 삼성에서 아름다운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참조 = FANGRAPHS, BASEBALL AMERICA, BASEBALL PROSPECTUS, BASEBALL SAVANT, SOX PROSPECTS

야구공작소 장호재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송동욱,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노승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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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당시 황재균과 박해민을 범타로 처리하며 0.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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