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23시즌 리뷰] KIA 타이거즈 – 희망고문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희진 >

야구공작소는 연말을 맞이하여 KBO 팀별 23시즌 리뷰를 발행합니다. 12월 31일까지 매일 한 팀씩 업로드됩니다.

시즌 성적 – 73승 69패 2무 (최종 6위)

 

KIA 타이거즈의 2023년은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시즌 전 전망은 밝았다. 지난해 팀 타율 0.272, 1,361안타, 542볼넷, 출루율 0.349, 장타율 0.398로 다수의 공격 지표에서 1위를 차지한 막강한 타선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시즌 전부터 FA 박동원의 이적과 관련해 장정석 단장이 금품 요구 의혹으로 해임되는 등 잡음이 많았다. 또 주축 선수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개막전에 함께하지 못한 데 이어 개막 이틀 만에 김도영이 중족골 골절 부상으로 전반기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험난한 시즌을 예고했다. 설상가상으로 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로 새출발한 외국인 투수들 모두 전반기를 마치기도 전에 웨이버 공시되며, 2년 연속 스카우트 실패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팀 타선은 지난 시즌에 이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팀 1,365안타-101홈런(리그 2위), 726득점-673타점-장타율 0.390-출루율 0.345(3위)등 다수의 공격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선수들의 이탈과 복귀로 인해 완전한 라인업으로 치른 경기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좋은 타격을 꾸준히 보여준 선수들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KIA의 2023년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여러 불운과 내외부적인 사건·사고, 부상 악재까지 겹치면서 승률 0.514로 6위에 머무르며 가을 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끊임없이 이어진 부상 악재

시즌 시작 전부터 주요 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이어지며 끝날 때까지 KIA의 발목을 잡았다. 나성범은 올해 3월 열린 WBC에서 입은 종아리 부상, 김도영은 개막 2경기 만에 중족골 부상으로 6월 말까지 경기에 빠졌다. 여기에 한승택, 김선빈, 변우혁, 황대인 등 부상으로 인한 전력 누수가 가속화됐다. 

6월 말 나성범과 김도영이 팀에 복귀하며 팀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은 것이 위안이었다. KIA는 이들이 복귀한 7월 9연승을 달리며 반등을 시작했다. 8월과 9월에 이어진 연승으로 팀은 3위에서 5위 사이를 오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시즌 후반, 다시 찾아온 부상 악령으로 인해 KIA의 상승세는 꺾였다. 나성범(허벅지 뒤 근육 손상), 최형우(좌측 쇄골 골절 및 견쇄 관절 손상), 최원준(종아리 근막 및 근육 미세 손상)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며 팀 전력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특히 나성범과 최형우의 부상은 팀의 타선에 큰 공백을 남겼으며, 이들의 결장은 KIA의 하락세와 가을야구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부상 문제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KIA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APBC에 참가했던 김도영이 엄지손가락 골절상으로  4개월의 재활을 거쳐야 하고 최형우도 겨우내 재활해야 한다. 모든 구단이 부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KIA는 부상 방지와 관리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부침 속의 희망: 울고 웃은 마운드 2023 KIA 선발진

타격, 불펜, 기대승률 등 여러 지표에서 리그 상위권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가 가장 어려움을 겪은 부분은 선발진이었다. 특히 외국인 투수 문제는 시즌 내내 팀에 부담을 주면서, 선발진의 안정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앤더슨과 메디나의 시즌 초 웨이버 공시 이후 영입된 토마스 파노니와 마리오 산체스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산체스는 8월 팔꿈치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팀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마운드를 지킨 신인 선수가 있다. KIA 유니폼을 입은 순간부터 모든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윤영철이다. 윤영철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겨우내 공을 던지지 않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다. 그는 데뷔 첫 시즌인 2023년 25경기에 등판해 122⅔이닝을 던지며 8승 7패, 평균자책점(ERA) 4.04, WHIP 1.40이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프로 무대에 데뷔해 낸 성과라 주목할 만하다. 또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특히나 7월과 8월에는 체력적 한계와 경험 부족으로 인한 부침이 있었음에도 끈기와 근성을 증명하며 숫자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줬다. 신인왕 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프로 첫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윤영철은 KIA와 팬들에게 다음 시즌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줬다.

이 밖에도 5년 차에 접어들어 국제대회 경험까지 쌓은 이의리, 대체 선발로 합류해 가능성을 보여준 황동하 등 KIA는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를 발견했다. 선발진의 구심점을 잡아줄 외국인 투수 영입에 공을 들인다면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불펜에서 발휘된 임기영의 진가

임기영은 시즌 초반 5선발 경쟁에서 밀려 불펜으로 출발했다. 선발 투수로서 꾸준히 활약해 오던 임기영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시작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팀과 선수 본인에게도 신의 한 수가 되었다. 5월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팀의 중요한 불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필승조, 롱릴리프, 추격조를 가리지 않고 여러 경기 상황에서 등판해 활약했다. 시즌 말미에는 과도한 이닝 소화로 인해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임기영은 정규 시즌 64경기 4승 4패 16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96, 82이닝 57탈삼진으로 꾸준하게 팀 성적에 크게 기여했다.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과 안정적인 피칭으로 팀의 마당쇠 역할을 해준 임기영의 활약이 없었다면 KIA의 정규시즌 6위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박찬호, 이제는 대체 불가능한 유격수

박찬호의 2023년 활약은 대단했다. 4월 타율 0.181의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5월 한 달 동안 타율 0.382를 기록하며, 해당 기간 리그 2위를 기록하며 놀라운 반등을 이뤄냈다. 특히 8월 한 달 동안 기록한 타율 0.382, 출루율 0.466 장타율 0.483의 성적은 타격의 정점이었다. 

통계적 성과 이외에도 박찬호는 팀에 더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경기 내외적으로 팀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었고, 팀 동료들에게는 신뢰와 영감을 주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부상으로 인해 이탈했을 때, 그의 부재는 단순한 성적의 손실을 넘어서 팀의 에너지원이 사라진 것을 의미했다. 이는 KIA가 그의 부재를 크게 느끼고 어려움을 겪은 사실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박찬호는 유격수로서 수비 능력, 타격에서의 향상된 성적, 그리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KIA의 중요한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24년에도 여전히 희망적인 전력, 관건은 부상 관리와 외국인 투수

2023년 강력한 타선과 불펜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24년 KIA는 2023년과 마찬가지로 탄탄한 전력이 기대된다. 이번 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나성범과 김도영이 타선에 합류하자 팀 공격력이 매우 위협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모두가 지켜본 바 있다. 박찬호-김도영으로 이어지는 위협적인 테이블세터에 이어 주장 나성범, 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타격에서의 기여뿐만 아니라 팀 내 균형과 분위기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수 김태군과 빠른 연장 계약으로 안정성을 확보했고, 최원준의 풀타임 활약도 기대해 볼 수 있다. 1루에 대한 고민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KIA는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 LG 트윈스에 견줄 만한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마운드는 기대와 불안이 공존한다. 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탄탄한 국내 선발진과 정해영, 장현식, 전상현, 임기영, 최지민, 박준표 등 지난 2년간 풍부한 경험을 쌓은 불펜은 기대 요소다. 다만 3년 연속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가 변수다.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선발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이번 시즌에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2년 차에 접어드는 윤영철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향후 선발진의 한 축을 이룰 윤영철의 성장은 앞으로의 팀 경쟁력 강화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다가오는 시즌은 주요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 약화를 경계하고, ‘이기는 경기’를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전략의 틈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강력한 전력을 구축해 더 높은 곳에 도전해 볼 수 있다.

 

참고 = Statiz

야구공작소 이수민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최희진

에디터 = 야구공작소 유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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