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작소 23시즌 리뷰] NC 다이노스 – 반전을 써낸 Game Changers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소혜린 >

야구공작소는 연말을 맞이하여 KBO 팀별 23시즌 리뷰를 발행합니다. 12월 31일까지 매일 한 팀씩 업로드됩니다.

시즌 성적 – 75승 67패 2무(최종 4위)

 

유난히 추웠던 겨울

NC는 2023시즌을 앞두고 많은 주축 선수가 FA 시장에 나왔다. 양의지와 박민우, 노진혁, 원종현 등 잔류시켜야 할 선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양의지는 두산, 노진혁은 롯데의 유니폼을 입었다. 원종현은 키움, 이명기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떠났다.

잔류도 있었다. 박민우를 역대 FA 최장기간인 5+3년 총액 140억원에 계약했다. 포수 공백은 두산에서 박세혁을 영입하며 해결했다. 그 후 이재학과 권희동을 잔류시키고 구창모와 6+1년 최대 132억 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 NC 다이노스 2022-23년 스토브리그 결과 >

외국인 선수 3명은 전부 교체됐다. 4시즌을 동행한 드류 루친스키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하며 KBO리그를 떠났다. 닉 마티니, 맷 더모디와도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새 외국인 선수로 에릭 페디, 제이슨 마틴, 테일러 와이드너를 영입해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에이스(루친스키), 주전 포수(양의지), 주전 유격수(노진혁), 주전 좌익수(마티니), 필승조(원종현) 등 굵직한 활약을 해줬던 선수들이 떠났다. NC의 창단부터 함께한 프랜차이즈 선수들과 2020년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여를 한 선수들이 팀을 떠났기 때문에 충격은 배가 됐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다

전력 유출이 컸기 때문에 2023시즌 시작을 앞두고 NC가 5강이 어려울 것은 물론 최하위도 유력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제일 먼저 10승을 달성하며 단독 1위에 올랐다. 이후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전반기를 4위로 마감했다.

시즌 초반 박석민, 오영수 등 주전으로 낙점된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있었다. 이들의 공백을 서호철, 윤형준, 도태훈, 권희동이 확실하게 메우며 전반기를 이끌었다.

< 서호철, 윤형준, 도태훈, 권희동 전반기 타격 성적 >

와이드너의 공백은 이용준, 송명기와 신민혁의 부진은 최성영과 이재학이 채웠다. 불펜은 류진욱과 김영규, 김시훈이 책임졌다. 김시훈은 전반기 3.4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지만 1.58의 WHIP는 불안 요소였다. 하지만 6월 구창모, 최성영, 이재학이 부상으로 선발 투수 로테이션을 이탈하며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후반기는 3위와 5위를 오가며 순위 싸움을 치렀다. 8월 4일 테일러 와이드너를 웨이버 공시하며 태너 털리를 영입했다. 9월에는 KT와 2위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매번 한 끗 차이로 따라잡지 못했다. 그 후 연패를 당하며 3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 됐지만 10월 13일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정규시즌 최종 성적 4위로 창원NC파크에서의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되었다.

 

뜨겁고 찬란했던 가을

NC는 시즌 막바지까지 벌어진 치열한 순위 경쟁에 이어 포스트시즌까지 사력을 다해 임했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서호철과 김형준이 10타점을 합작하며 14:9로 승리했다.

SSG와의 준플레이오프는 타선의 집중력과 김영규, 류진욱의 활약으로 시리즈를 스윕했다. 손아섭-박민우-박건우의 준플레이오프 출루율은 0.476에 달했다. 이들이 출루하면 마틴과 권희동, 서호철이 불러들이며 점수를 쌓았다. 김영규(3.2이닝 무실점)와 류진욱(3.0이닝 1실점)은 3경기에 전부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NC의 타선은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승리에 크게 기여했으나, 3차전 무득점을 시작으로 타격 사이클이 내려가며 끝내 살아나지 못했다. 페디가 부상으로 인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KT에 패하며 한국시리즈 진출하지 못했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을 통해 베테랑들이 건재한 것은 물론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신민혁(3경기 16.1이닝, ERA 1.10), 김영규, 류진욱, 펀치력을 보여준 서호철과 김형준이 있었다. 이들의 활약은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든다.

 

Game Changer : 에릭 페디, 손아섭

페디는 입단 인터뷰에서 “팀에게 강한 믿음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인터뷰는 현실이 됐다. 새로 장착한 “스위퍼”를 기반으로 180.1이닝을 소화하며 20승,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했다. 20승과 200탈삼진은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1위를 달성하며 KBO 역대 5번째, 외국인 투수 최초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1점대 평균자책점에도 도전했지만,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타구에 팔을 맞아 교체되며 아쉽게 실패했다. 이견이 없는 2023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임을 입증하며 MVP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22년 커리어 로우를 기록한 손아섭은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타격 폼과 스윙 궤적을 교정하며 2023시즌을 준비했다. 타격폼을 수정한 손아섭은 “현재 몸 상태는 젊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다. 작년의 부진은 나이 문제가 아닌 기술 문제다”라고 말했다. 손아섭은 인터뷰 말미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를 남긴다. 그리고 2023시즌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본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성공한다.

< 손아섭 타격 성적 (2022~2023) >

타격 폼과 스윙 궤적을 수정한 손아섭은 부진을 말끔하게 씻어낸다. 타율 0.339(1위), 187안타(1위)로 커리어 최초 타격왕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각오로 밝힌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에 후보로 오르게 된다.

두 선수는 11월 2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타율상, 안타상, 승리상, 탈삼진상, 평균자책점상, 투수 수비상 그리고 시즌 MVP까지 총 7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 KBO 시상식에 참여한 에릭 페디와 손아섭. 사진 제공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 

 

아쉬웠던 선수 : 송명기, 오영수

송명기는 2023시즌 104.1이닝 4승 9패, 평균자책점 4.92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0시즌 이후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포심 패스트볼과 스플리터의 피OPS도 문제가 없었다.

< 송명기 구종별 구사율 %, 피OPS (2022~2023) >

그러나 문제는 슬라이더였다. 2022년 0.706의 슬라이더 피OPS는 2023년 0.795로 증가했다.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않자,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66에서 0.313으로 증가했다(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2022년 0.285 → 2023년 0.213). 플레이오프 4차전에 조용호를 제외한 8명의 우타자로 구성된 KT 타선을 상대로 1.1이닝 4실점으로 강판당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송명기가 2024년 선발진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슬라이더의 수정이 중요하다. 

오영수는 2022년 후반기에 보여준 활약(0.290/0.374/0.439)으로 2023년 개막전 주전 1루수로 낙점받았다. 하지만 4월 97타석에서 0.603의 OPS를 기록하며 타격 부진에 빠졌고 수비에서도 잦은 실수를 범했다. 결국 5월 오른쪽 무릎 뒤쪽 염증으로 1군에서 말소된다.

8월 콜업된 오영수는 반등과 부진을 반복하다 OPS 0.651, 4홈런, wRC+ 77.9로 시즌을 마감한다. 482이닝에서 8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수비력도 좋지 못했다(2022년 553.2이닝 4실책). NC의 1루수 wRC+는 81.2로 2023년 10개 구단 중 9위였다. 공격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1루수 포지션에서 평균 이하의 생산성은 팀으로서 아쉬운 부분이다.

 

전망

미완의 대기였던 류진욱이 올해 잠재력을 만개했고, 이용준, 박한결 등 어린 선수들이 1군 무대를 밟으며 경험을 쌓고 있다. 기회를 받으며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성공이다.

김주원, 김형준, 김영규는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이들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고 APBC에 국가대표로도 발탁되었다. 국제 대회와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것이 플러스 요소다.

하지만 국내 선발진이 완전하지 못한 것이 불안 요소다. 송명기와 최성영이 부진하면 올해와같이 불안한 투수 운용을 보이는 그림이 나오게 될 것이다. 불펜진의 과부하를 줄이기 위해서는 송명기와 최성영이 한층 더 성장해야 한다.

내년 시즌을 함께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중요하다. 페디는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태너와 마틴은 정규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어 재계약이 불발됐다. 외국인 투수는 대니얼 카스타도와 카일 하트를 영입하며 원투 펀치 구성을 마쳤다.

NC의 선수단 평균 연령은 27.1세로 KBO 10개 구단 중 가장 어리다. 베테랑인 손아섭, 박건우, 권희동, 박민우는 가을야구 경험이 많다.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 준다면 다시 한번 정상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NC는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되기 위한 여정에 첫발을 내디뎠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참조 = STATIZ, KBO 기록실, NC다이노스

야구공작소 김승곤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소혜린

에디터 = 야구공작소 곽찬현, 전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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