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롯데 자이언츠 니코 구드럼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찬희 >

니코 구드럼 (Cartier Niko Goodrum), 롯데 자이언츠

1992년 2월 28일생 (만 31세)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우투양타, 192cm 99kg

계약 총액 40만 달러 (연봉 40만 달러)

 

뜨거운 4월과 5월을 보내며 리그 선두를 달리기도 했던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6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선두 경쟁에서 멀어진 롯데는 이제 치열한 5강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현재 리그 5위, 77경기 38승 39패).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러나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야 하는 외국인 타자 잭 렉스가 시즌 초반 당한 무릎 부상의 여파가 시즌 내내 이어졌다. 결국 올 시즌 타율 0.246, 4홈런 30타점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렉스가 마지막까지 부상을 참아가며 열심히 뛰었지만, 롯데는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 후반기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단을 내린 롯데는 새로운 외국인 타자 니코 구드럼을 영입했다.

 

배경

구드럼은 2010년 MLB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71순위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했다(계약금 514,800달러). 하지만 이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7시즌 동안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2017년 9월 2일, 오랜 시간 기다려 온 메이저리그에 콜업돼 데뷔전을 치렀다(데뷔전 성적 2타수 무안타). 이후 16번의 타석이 더 주어졌으나 단 1안타를 기록하는 데 그친 구드럼은 결국 자유 계약 신분이 됐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이적하게 된다.

2018시즌 구드럼은 출전 기회를 얻어내며 내, 외야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하게 된다. 타석에서도 133경기 타율 0.245 16홈런 53타점이라는 준수한 활약을 펼쳐 그 해 디트로이트 팀 내 신인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구드럼은 이후 2시즌 동안 155경기에 출장(단축 시즌 포함)하며 자리를 잡아 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21시즌 수비와 주루과정에서 여러 차례 하체 부상을 당하며 성적이 하락했고, 시즌 종료 후 2번째 자유 계약 신분이 됐다.

2022시즌을 앞두고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으며 재기를 노렸지만, 메이저리그 15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후 2023시즌 보스턴 레드삭스로 팀을 옮겨 트리플A 타율 0.280 8홈런 OPS 0.888이라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를 받지 못했다. 결국 해외리그로 눈길을 돌린 구드럼은 롯데 자이언츠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KBO리그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타격

< 구드럼 ML 통산 성적 및 2023시즌 성적 >

구드럼은 2018시즌 16홈런을 기록하는 등 ‘한방’을 보여준 선수지만, 메이저와 마이너리그 통틀어 프로 데뷔 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시즌은 3시즌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6시즌 동안에는 통산 0.226/0.299/0.389의 슬래시 라인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리그 평균 슬래시 라인은 각각 0.249/0.318/0.413으로, 메이저리그 평균 레벨보다 살짝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위 성적만 보면 구드럼의 타격 유형을 정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거포 또는 중장거리 타자, 교타자라는 수식어가 붙기엔 타격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의 구드럼은 타격보다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 구드럼 최근 8시즌 BB%, BB/K >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아온 구드럼은 애매했던 자신의 타격 유형을 정립하는 데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얻은 경험이 구드럼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공을 골라내는 능력이다. 구드럼은 데뷔 시즌인 2010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단 한 번도 볼넷/삼진 비율 1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레벨의 변화구를 경험한 구드럼은 2022시즌 이후 더 이상 유인구에 쉽게 속지 않았다. 나쁜 공에 배트가 나가지, 않으니 출루와 장타가 자연스럽게 늘었고, OPS 유형 타자로의 변신을 알렸다.

특히 올 시즌 트리플A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타율 0.280, 8홈런의 기록은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무려 0.448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일명 ‘타출갭’(타율 – 출루율 간의 차이)이 좋은 선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 구드럼 좌/우 투수 상대 기록 >

구드럼은 양쪽 타석에 모두 들어서는 스위치히터지만, 특히 좌투수를 상대하는 오른쪽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통산 42홈런 중 36홈런을 좌투수 상대로 뽑아냈고, OPS 0.816을 기록했다. 구드럼의 스카우팅 리포트에서도 우타석에서 더 빠른 배트 속도와 컨택 능력을 보여준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구드럼의 좌타석이 약점이라고 볼 수는 없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올 시즌 우투수 상대 타율 0.265, OPS 0.884를 기록했다. 우타석보다 타율은 낮아도 출루 능력은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

< 구드럼 ML 포지션별 수비 이닝 >

구드럼은 ‘전천후’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선수다.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넓은 수비 범위나 화려한 핸들링을 보여주는 선수는 아니지만 어느 포지션에서도 무난한 수비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주로 2루수와 유격수로 출전했으나 마이너리그에서는 주로 코너 내야수로 출전했다. 2023시즌 트리플A에서는 1루수 포지션에서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했다.

 

주루

< 구드럼 MLB 스프린트 스피드 기록 (단축 시즌 제외) >

< 구드럼 최근 5시즌 도루 개수 (단축 시즌 제외) >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2018시즌부터 2021시즌까지의 스프린트 스피드는 상위권을 기록했다. 2021시즌 하체 부상으로 예전 같은 속도는 잃었지만, 여전히 평균 이상의 주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부상 이후 도루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여전히 70% 이상의 도루 성공률과 한 시즌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 정도의 주력을 가지고 있다.

 

결론 및 전망

< 구드럼은 인터뷰를 통해 최근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힌 뒤 출루 능력이 향상됐다 >

관건은 타석에서의 적응력이다. 이른바 ‘눈 야구’가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KBO리그 투수들의 변화구에 속지 않는다면 준수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선수다. 현재 롯데는 팀 wRC+ 89.5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의 공격력을 보인다. 구드럼이 올 시즌 트리플A에서 보여준 성적을 KBO리그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면, 후반기 롯데의 5강 경쟁에 큰 힘이 될 것이다.

타격에서 기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구드럼의 활용성은 매우 높아진다.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큰 힘이 될 것이다. 현재 부상으로 이탈한 고승민을 대신해 우선 1루수로 출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다소 아쉬운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한동희를 대신해 3루수로 나설 수 있다. 이후 주전 선수의 체력 안배를 위해 2루수, 유격수, 외야수까지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2022시즌 관중 동원 순위 5위였던 롯데 자이언츠가 올해는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해 원정 팬 덕을 보는 두산 베어스와 비교해도 7만 명이나 더 많은 관중이 사직 야구장을 찾았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가 엄청나다. 롯데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니코 구드럼은 5강 경쟁의 구세주가 되어 롯데 자이언츠 팬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을까? 다가올 후반기를 기대해 보자.

 

참고 = Baseball Reference, Fangraphs, Milb.com, Baseball Savant, Sox Prospects, STATIZ, 롯데자이언츠

야구공작소 정민혁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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