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의미로 제 2의 벨린저, 제임스 아웃맨

< 사진 출처 = LA다저스 공식 트위터 >

2019년 내셔널리그 MVP 수상자는 LA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였다. 압도적인 성적의 벨린저는 해당 시즌 이후 급격히 추락했다. 특히 2021시즌에는 WAR이 마이너스대로 추락하는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작년 성적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팀이 기대하는 벨린저의 모습은 아니었고, 결국 2022시즌 종료 후 논텐더로 팀을 떠났다.

공석이 되어버린 다저스의 중견수 자리를 두고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크리스 테일러, 작년에 다저스로 복귀한 트레이시 탐슨 등이 경쟁을 펼쳤다. 그리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서 다저스의 8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선수는 1997년생의 제임스 아웃맨이었다.

새크라멘토 주립 대학을 졸업하고 2018년 7라운드 전체 224순위로 LA 다저스의 지명을 받은 아웃맨은 2022년 7월 30일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가졌다. 메이저리그 데뷔 타석에서 헤르만 마르케즈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화려한 데뷔전을 가진 아웃맨은 해당 시즌 4경기만 출전하고 다시 트리플 A로 강등되었다. 그리고 그 해 트리플A에서 강렬한 성적을 남기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그리고 2023년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낸 아웃맨은 개막 로스터에 합류했고, 개막전부터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좋은 출발을 보여주었다. 이후 꾸준히 좋은 모습으로 팀의 중견수 자리를 차지한 아웃맨은 4월까지 28경기 7개의 홈런과 함께 OPS 0.991의 뛰어난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이달의 신인상을 받았다.

아웃맨은 작년까지 팀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한 벨린저와 장점이 상당히 유사하다. 두 선수 모두 준수한 주력을 바탕으로 좋은 수비를 선보이는 중견수다. 벨린저는 데뷔 시즌인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외야수 OAA(평균 대비 처리한 아웃카운트 수)가 28로 높으며, 아웃맨도 2023시즌 OAA가 3이다. 또한 두 선수 모두 상위 20% 이내에 속하는 어깨를 보유한 강견이다.

파워가 있는 장타자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아웃맨의 장타율은 2022시즌 더블 A에서 0.552, 트리플 A에서 0.627로 상당히 높았으며, 올해도 4월까지 0.615의 장타율과 7개의 홈런을 때려낼 정도로 파워가 있는 선수다. 벨린저도 MVP를 수상한 2019년 이후 부진하긴 했지만 올해 6월 8일 기준 7개의 홈런과 0.493의 장타율로 여전히 파워가 있는 타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벨린저와 아웃맨은 장점이 비슷한 타자다. 문제는 단점까지 공유한다는 점인데, 더 우려되는 부분은 아웃맨의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이다.

벨린저의 통산 삼진율은 22.9%로 삼진이 많다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부진했던 2021시즌과 2022시즌엔 각각 26.9%, 27.3%까지 삼진율이 치솟았다. 아웃맨은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올 시즌 삼진율 35.2%(6월 8일 기준)는 메이저리그 전체 하위 2%에 달할 정도로 좋지 못하다.

여기에 두 선수 모두 높은 공에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벨린저가 가장 부진했던 2021시즌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아웃맨 역시 높은 공에 유독 헛스윙과 삼진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사한 점은 그뿐만이 아니다. 위 그림은 아웃맨과 벨린저의 우투수 상대 슬라이더 헛스윙 횟수를 나타낸다. 아웃맨은 2022년부터, 벨린저는 MVP 시즌 이후인 2020년부터 2023년 6월 8일까지의 지표다. 두 선수 모두 몸쪽 낮은 코스 슬라이더 헛스윙이 상당히 많다. 물론 아웃맨은 표본이 적어 완벽한 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해당 코스에 유독 헛스윙 횟수가 많다.

이런 약점을 공략당한 여파인지 아웃맨은 5월 한 달간 26경기에서 타율은 1할대에 그쳤으며 홈런은 2개로 급감했다. 타격감이 뜨거웠던 4월까지도 96타수에서 36개의 삼진을 당했는데, 5월에는 79타수 34삼진을 당하며 삼진율은 더 늘어났다.

아웃맨의 심각한 부진으로 다저스는 또 한 번 주전 중견수 고민에 빠졌다. 트레이시 탐슨은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고, 아웃맨 대신 베테랑 좌타자 제이슨 헤이워드가 중견수로 출전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마이너리그에서 외야 유망주 조니 데루카를 콜업한 것 역시 아웃맨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아웃맨은 수비는 이미 안정된 선수이며 장타 능력이 뛰어나다. 좋은 선수는 분명하지만, 이는 방출되기 직전의 벨린저에게도 통하는 말이었다.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뜨거웠던 4월과 차가웠던 5월을 지나 6월 초반에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아웃맨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참고 = Fangraphs, Baseball Savant, MLB.com

야구공작소 진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김동민, 도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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