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두산 베어스 조던 발라조빅

<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재성 >

조던 발라조빅(Jordan Blake Balazovic), 두산 베어스

1998년 9월 17일생(만 25세)

선발투수, 우투우타, 196cm 97kg

계약 총액 25만 달러

2023시즌(MLB) 18경기 24.1이닝 17삼진 12볼넷 ERA 4.44

2024시즌(AAA) 24경기 35.1이닝 49삼진 15볼넷 ERA 5.60

 

두산 베어스와 라울 알칸타라의 동행은 여기서 끝이 났다. 알칸타라는 4월 팔꿈치 부상 이후 7경기 ERA 7.09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여기에 브랜든 와델 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며 두산 선발진에 비상이 걸렸다.

갈 길 바쁜 두산에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결국 지난 4일 알칸타라 웨이버 공시와 함께 새로운 외인 투수를 발표했다. 2023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었던 조던 발라조빅이다.

 

배경

캐나다 온타리오주 출신의 발라조빅은 고등학교 졸업 후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5라운드 전체 153순위). 걸프코스트리그에서 데뷔해 2년간 루키리그에 머물렀다. 루키리그에서는 다소 특색 없는 모습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발라조빅은 2018년 싱글A를 기점으로 기량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12경기(11G 선발)에 나서 7승 3패 ERA 3.94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61.2이닝 동안 78개(K/9 11.38)의 삼진을 잡아내며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과시했다. 이후 2019년 싱글A에서 4경기를 치르고 하이 싱글A로 승격되며 차근차근 다음 스텝을 밟아 나갔다.

그는 오프 시즌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체중과 근육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링크). 덕분에 패스트볼 구속이 상승했고 커맨드 향상에 도움이 됐다. 이를 토대로 하이 싱글A에서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였다(15G 73이닝 ERA 2.84 K/9 11.84).

계속해서 성장을 이뤄낸 발라조빅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졌다. 2020년 BA(베이스볼 아메리카), MLB 파이프라인 등 각종 매체에서 유망주 랭킹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미네소타 팀 내에서도 유망주 4위로 뽑히며 빅리그 3, 4선발급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전면 취소되며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게 됐다.

2021년 AA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20경기 선발로 나서서 97이닝을 던지며 커리어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 3.62과 9이닝당 9.46개의 삼진으로 준수한 시즌을 치르며 2022년 AAA에 입성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22경기 0승 7패 ERA 7.39를 기록하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K/9 9.68로 여전한 탈삼진 능력을 보여줬지만, BB/9 4.46으로 좀처럼 커맨드가 잡히지 않았다. 특히 70.2이닝 동안 피홈런 20개를 맞으며 장타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높은 BABIP(0.390)와 HR/FB%(29%)를 기록하는 등 다소 운이 따르지 않은 시즌이었다.

결국 2023년 불펜 투수로 보직을 전향했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AAA에서 보여준 탈삼진 능력과 구위를 인정받아 2023년 6월 18일 빅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첫 등판에서 구원으로 출전해 3.2이닝 2K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으로 빅리그에 머물 가치를 입증하지 못했다.

그리고 2024년 2월 7일 DFA 되었지만, 웨이버 클레임이 없어 AAA로 돌아가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던 중 7월 4일 두산과 계약을 맺으며 KBO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 2024년 AAA 구종 구사율 >

발라조빅은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이다. 큰 키에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내리꽂는 포심 패스트볼이 주무기다. 2021년 20-80 스케일에서 65점을 받으며 구종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평균 구속은 올 시즌 AAA 기준 94.3마일(약 152km)로 리그 평균(93마일)보다 빠르다. Whiff%(헛스윙 비율) 또한 36.9%로 구종 중 가장 높았다. 주로 하이패스트볼을 활용해 헛스윙을 끌어낸다. 발라조빅의 포심이 더욱 위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독특한 투구폼에서 비롯된 디셉션 동작도 한몫했다.

< 2024년 AAA 포심 패스트볼 피치 히트맵 >

< 포심 패스트볼 >

변화구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순으로 구사한다. 여러 구종 모두 골고루 던지는 편이다. 발라조빅의 변화구는 20-80 스케일에서 모두 리그 평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발라조빅의 슬라이더와 커브는 매우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간다. 커브는 평균 82.4마일로 일반 커브보다 빠르고 날카롭게 떨어지는 파워 커브를 구사한다. 12-6 무브번트를 보이고 슬라이더보다 좀 더 낙폭이 크다. 슬라이더는 커브보다 평균 3마일 더 빠른 구속을 보인다. 제2 구종으로 주로 슬라이더를 구사하지만, 유망주 시절 결정구는 커브가 될 것이라고 할 정도로 커브에 좋은 평이 있었다(링크).

< 슬라이더 >

< 커브 >

변화구 중 핵심은 체인지업(스플리터)이다. 마이너리그 시절 루이스 라미레즈 투수 코치와 함께 스플리터를 연마했다(링크). 다만 궤적이 체인지업과 비슷해 베이스볼 서번트 기준 체인지업으로 분류됐다. 특히나 커리어 내내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발라조빅에게 체인지업 성격의 구종은 매우 중요하다. 올 시즌 체인지업은 좌타자에게 주로 구사했는데(20.4% 중 15.9%)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비교적 낮게 형성됐지만, 쉽게 맞아 나갔다. 아직까지 완성도가 높은 구종이라 하긴 어렵다. 한국 무대 등판 전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 2024년 AAA 좌타 상대 체인지업 >

< 2024년 AAA 좌타 상대 체인지업 히트맵 >

< 발라조빅 스플리터 그립 >

발라조빅의 가장 큰 단점은 제구력이다. 역동적인 투구폼이 일관성 없는 팔 스윙을 초래해 제구 문제를 일으켰다. 특히 변화구 커맨드가 일정하지 않아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현상이 잦았다. 많은 삼진을 잡아냈지만, 그만큼 많은 볼넷 허용률을 기록했다. KBO에서 구위만으로 살아남기는 쉽지 않다. 과거 롯데 글렌 스파크맨, SK 리카르도 핀토 등 강력한 구위에도 불안정한 제구로 살아남지 못한 용병들이 많았다. 분명 제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 좌 = 2024년 AAA 슬라이더 히트맵 / 우 = 2024년 AAA 커브 히트맵 >

< 최근 3년 K/9, BB/9 >

또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2년간 선발 등판이 4번밖에 없는 점이다. 물론 마이너리그 시절 대부분 선발로 뛰었던 만큼 금방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최다 투구 수는 44개다. 투구 수를 차근차근 끌어 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더군다나 등, 사타구니 염좌, 오른쪽 어깨 염좌, 왼쪽 무릎 염좌, 턱 골절 등 다수의 부상 이력이 있다. 갑작스레 투구 수를 늘리다 자칫 부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부상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전망

발라조빅의 성공 여부는 제구에 달렸다. 얼마만큼 일정한 커맨드를 유지할지가 관건이다. 자신의 주무기인 하이패스트볼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또한 핵심이 될 것이다. 올 시즌 AAA에서 K/9 12.48을 기록할 만큼 탈삼진 능력만큼은 확실하다. 위력적인 패스트볼과 함께 변화구 커맨드가 받쳐준다면 KBO 타자들이 공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비교적 스트라이크존이 넓은 KBO리그의 ABS 존은 발라조빅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러모로 현재 SSG랜더스의 드류 앤더슨과 비슷하다. 강력한 포심을 가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변화구와 제구는 애매하다. 최근까지 불펜으로 뛰었던 점도 유사하다. 발라조빅은 성공을 위해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두산은 전반기 10개 구단 중 불펜의 소화 이닝이 가장 많다(361.1이닝). 그만큼 선발이 많은 이닝을 버텨주지 못했다. 후반기 선두 경쟁을 앞둔 두산은 확실한 에이스 1선발이 절실하다. 발라조빅에게는 좋은 기회다. 25세의 젊은 나이로 KBO리그에서 재기해 다시 한번 빅리그 무대를 원할 것이다. 발라조빅은 팀의 성공과 개인의 성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참조 = Baseball Savant, Fangraphs, MLB.com, MiLB.com, Baseball America, Baseball Prospectus

야구공작소 박영웅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민경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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