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NC 다이노스 테일러 와이드너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소혜린>

이름: 테일러 와이드너 (Taylor Widener)

1994년 10월 24일 출생

183cm 92kg / 우투좌타

2016년 드래프트 12라운드 뉴욕 양키스 입단 (전체 368번)

 

이번 외국인 선수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총 15명의 선수가 교체의 칼바람을 맞았고,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는 기존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그리고 이번 시장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테일러 와이드너는 NC 다이노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다.

 

배경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투수로 활약한 와이드너는 2016년 뉴욕 양키스의 지명(12라운드)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와이드너의 양키스 생활은 길지 않았다. 2018년 와이드너는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향했다.

이적 후 첫 시즌 와이드너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137.1이닝동안 ERA 2.75를 기록하며 애리조나 올해의 마이너리그 투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다음 해 트리플 A에서 와이드너는 어느 때보다 부진했다. 장기인 탈삼진 능력은 여전했지만 피홈런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했고 방어율이 급격히 올랐다.

<와이드너 마이너리그 성적 변화>

하지만 그해 와이드너는 워낙 높은 BABIP와 HR/FB%를 기록하는 등 운이 다소 따르지 않았다. 그리고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애리조나는 계속해서 그의 패스트볼이 가진 잠재력에 관심을 가졌다. 결국 와이드너는 2019년 11월 확장 로스터 진입을 거쳐 2020년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그는 데뷔전을 1.2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았고 다음 해에도 계속해서 기회를 부여받았다. 성적도 좋았다. 4월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ERA 2.82를 기록했고 이는 팀 내 선발투수 중 월간 1위의 기록이었다(20이닝 이상 투구).

하지만 부상의 악몽이 그를 덮쳤고, 좋은 흐름이 끊겼다. 복귀 이후 와이드너는 불안한 투구를 선보였고 단 한 차례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2022년에도 기회는 주어졌다. 하지만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났고, 불펜으로 14경기에서 17.1이닝을 던지며 ERA 3.63을 기록했을 뿐이다.

시즌 후 와이드너는 애리조나로부터 방출 대기 처리(DFA)됐다. NC는 그 순간부터 와이드너의 영입을 노렸지만 계약은 쉽지 않았다. 빅리그를 향한 그의 의지가 굉장히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이드너는 새로운 팀을 찾지 못했고, 지난 1월 31일 NC와 74만 3,000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KBO에 입성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와이드너 구종 구사율>

와이드너는 포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커터 총 5가지 구종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커터와 커브의 비율은 1% 혹은 그 미만인 만큼 쓰리피치 투수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와이드너가 가장 좋아하는 공은 구사율이 66.3%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이다. 빅리그에 갓 데뷔했을 당시 와이드너의 포심은 리그에서도 수준급이었다. 94마일(151km)의 구속과 평균 이상의 수직 무브먼트가 바탕이 된 포심의 Whiff%(스윙 중 헛스윙한 비율)은 29.4%에 이르렀다. 또한 선발 등판 시에도 평균 91.9마일(147.8km)의 구속을 기록했다.

<와이드너 포심 스탯 변화>

그러나 와이드너의 포심이 KBO에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MLB 사무국이 본격적으로 파인타르 규제에 나선 2021년 이후로 포심의 회전수는 급락했다. 그리고 당장 직전 시즌 수직 무브먼트와 Whiff%가 모두 평범한 수준을 기록한 만큼 지금은 포심이 특출난 장점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와이드너 변화구 성적 / 구속 파트 ()-리그 평균 / Whiff% 파트 () – 리그 중앙값>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인상적이지만 특출나지는 않았다. 구속과 무브먼트 모두 리그 평균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또한 와이드너의 빅리그 통산 Chase%(존 밖으로 빠지는 공에 스윙한 비율)은 23.6%로 리그 평균(28.4%)보다 낮았다. 그래도 두 구종 모두 낮지 않은 Whiff%를 기록한 만큼 KBO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구력은 나쁘지 않다. 빅리그에서는 BB/9 4.51을 기록했고 공의 탄착군도 일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통산 BB/9이 3.1이며 트리플 A에서도 3.4를 기록한 만큼 낮은 레벨의 리그에서는 나쁘지 않은 제구력을 보였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볼넷을 남발한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된다.

불안한 부분은 장타와 관련된 부분이다. 와이드너의 빅리그 통산 FB%는 47.4%에 이른다. 장타 허용 위험이 있는 뜬공형 투수라는 점을 감안해도, 유독 와이드너는 장타 억제력이 약하다. 빅리그 통산 HR/9이 1.8이며, 트리플 A에서의 HR/9도 1.9에 이른다.

부상 문제도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와이드너는 유망주 시절부터 척골신경 수술, 그리고 무릎 및 등 부상으로 이슈가 되었던 선수다. 또한 서두에 언급했듯 2021년에도 부상으로 3개월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NC는 웨스 파슨스의 부상으로 시즌 도중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그때와 같은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와이드너의 몸 상태를 면밀히 주시해야 할 것이다.

 

결론

빠른 구속의 포심, 그리고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갖춘 와이드너는 NC에서 충분히 군침을 흘릴 만한 자원이다. 또한 아직 28세에 불과한 나이, 그리고 빅리그에 대한 강한 의지는 와이드너에게 더욱 동기부여가 되어줄 것이다. 메릴 켈리, 브룩스 레일리 등의 사례를 생각한다면 와이드너 또한 KBO에서 활약을 펼친 후 MLB로 금의환향하는 스토리가 충분히 가능하다.

와이드너의 성공 여부는 자신의 장점인 포심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본문에 언급했듯 포심 구사율이 60%대로 압도적이며 빅리그에서 잡아낸 탈삼진 109개 중 68개(62%)를 포심으로 잡아냈다. 변화구도 괜찮지만 결국 성공의 열쇠는 포심에 달려있다.

3년간 팀의 선발진을 이끌던 드류 루친스키는 지난 시즌 후 빅리그로 떠났다. 이제는 누군가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 상황. 임선남 NC 다이노스 단장이 “DFA가 된 그 시점부터 우리의 1순위 타깃은 와이드너였다”라고 밝힌 만큼 기대는 와이드너에게 걸려있을 가능성이 높다. NC는 우승 이후 지난 2년간 7위, 6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는 다시 한번 반전을 보여줄 때다. 과연 와이드너는 팀의 중심에서 올해 공룡구단의 화려한 비상을 이끌 수 있을까. 그가 루친스키만큼의 투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이번 시즌 와이드너의 투구를 주목해보자.

 

참조 = Fangraphs, Baseball Savant, Baseball America

야구공작소 원정현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김준업, 전언수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소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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