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NC 다이노스 맷 더모디

맷 더모디는 무려 4번이나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았다.

2009년 고교 3학년 시절 아이오와주에서 경기 시작 후 18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은 유일한 고교 투수로 주목받았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고교 졸업 후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았지만, 거부하고 대학리그를 선택했다.

두 번째 지명은 대학 2학년 당시였다. 콜로라도의 29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거부했다. 다음 해 애리조나의 23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듯 했다. 그러나 메디컬 체크 과정에서 토미존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최종 계약에는 이르지 못했다. 건강에 물음표 신호가 달린 듯 보였다. 하지만 대학 4학년 14경기에서 94이닝을 던지며 몸 상태와 팔꿈치에 이상이 없음을 증명했다. 대학 2학년 당시와 같은 낮은 29라운드지만 토론토의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더모디는 싱글A에서 여러 보직을 소화했다. 12경기는 선발투수로, 15경기는 불펜투수로 출장하며 여러 역할을 경험했다. 토론토는 불펜 투수로 결정했다.(좌완 불펜 요원이었다.) 2015년 34경기를 불펜투수로 출장하며 루틴과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16년 재능은 빠르게 만개했다. 시즌의 시작은 상위 싱글 A에서였다. 하지만 더블A와 트리플A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2016년 9월 감격의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확실한 탈삼진 능력, 적은 사사구 허용과 피홈런 억제력을 보이며 FIP가 사랑하는 투수가 됐다.

2017부터는 더 많은 기회를 받았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는 아니었지만 좌완 불펜투수로 빅리그에서 22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약점이 곧 드러났다. 우타자들을 상대할 무기가 없었다. 좌타자들은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었으나. 빠른 공과 슬라이더만으로는 어려웠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피홈런 6개, 피장타율 0.739로 어려움을 겪었다. 숙제를 분명히 떠안은 시즌이었지만 출장 빈도와 이닝 수를 늘리며 풀타임 메이저리거에 한 걸음 다가서는 듯했다.

2018년 겨우 내 치열하게 시즌을 준비하던 더모디에게 시련이 찾아온다. 애리조나가 계약을 망설이게 했던 바로 그 문제가 터졌다.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토미존 수술을 받는다. 1년의 재활을 마치고 2019년 트리플A에 복귀했다. 하지만 수술 전의 구위는 회복하지 못하고 ERA 4.43의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그리고 2020년 컵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콜업까지 성공했으나 1이닝만 던지고 말소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마이너 리그가 열리지 않았고 독립 리그에서 뛰면서 시즌을 준비했다.

30세 시즌을 앞두고 더모디는 새로운 도전을 택한다. 아시아 무대로의 진출을 결정했다. 연봉 6천만 엔에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와 계약한다. 계약 당시 감독의 인터뷰를 인용하면 ‘강한 공을 던지는 게 강점이다. 선발투수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일본 무대에서 선발 투수로는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불펜 투수로만 33G에서 62이닝을 소화했다 이마저도 셋업맨이나 전문 마무리 투수가 아닌 2이닝씩 끌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결과도 인상적이지 못했다. ERA 5.52를 기록하며 일본 무대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아시아 무대의 스트라이크 존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며 9이닝당 볼넷을 3개 이상씩 허용했다. 하지만 소득은 있었다. 9이닝당 피홈런을 0.4개만 허용하며 미국 무대에서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남겼다. 아시아 타자들이 공략하기에 더모디의 공은 가볍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22시즌을 마치고 고교 시절의 영광을 간직한 아이오와주에 복귀한다.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 이번에는 전문 선발투수로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20경기 중 13경기를 선발투수로 등판해 79.1이닝을 던지며 3.74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시즌 중 메이저리그 콜업의 기회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단 한 경기 1이닝 2볼넷 2피안타 2실점으로 무너지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후 트리플A에서 시즌을 보내던 중 NC 다이노스와 계약해 KBO로 오게 된다.

맷 더모디는 크로스 스탠스의 독특한 투구폼과 확실하게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결정구를 갖춘 좌완 투수다.

미란다의 MVP 수상과 라이언 카펜터의 준수한 활약 이후로 크로스 스탠스 유형의 좌완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SSG의 새 외국인 선수 모리만도 또한 비슷한 유형이다. 선발투수로서의 경험은 적지만 스탁, 로켓의 경우처럼 불펜 투수 출신 외인들이 KBO에서 선발 투수로 연착륙한 사례가 있다. 이미 루친스키를 최고의 에이스로 탈바꿈시킨 NC인 만큼 더모디의 활약도 기대해 봄직하다.

데뷔 초에는 불펜 투수로서 빠른 공과 슬라이더 조합을 전체 90% 이상으로 가져갔지만 2017년 이후 MLB의 벽을 넘기 위해서 체인지업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2020년에는 슬라이더보다 체인지업의 비중을 높이며 체인지업 구사에 자신감이 붙은 모습을 보였다. 2022년의 투구 기록을 살펴보면 적은 비율이기는 하나 커브까지 장착하며 기본적인 4가지 구종을 모두 구사하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연착륙의 열쇠다. 커리어 통산 더모디는 오른손 타자 상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22시즌의 유형별 상대 기록을 살펴보면 여전히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과 피홈런이 급증한다. 새로 구사하기 시작한 커브가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을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또 NC 내야진의 수비가 더 견고해져야 한다.

더모디의 패스트볼은 싱킹 패스트볼의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마이너리그에서도 높은 땅볼 유도를 보여줬다. 좋은 활약을 위해선 견고한 내야 수비가 동반되어야 하는 데 NC의 내야진은 불안하다. NC는 8/17 현재 실책 98개로 꼴찌 한화에 이어 최다실책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탄탄한 베테랑 야수들을 대거 영입한 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수치다. 그중 내야에서 발생한 실책이 63개로 부문 2위에 올라가 있다. 특히 유격수 포지션에서 김주원이 9개 노진혁이 11개로 센터라인의 수비가 불안하다. 이 부분은 더모디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NC의 5강 진입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더모디의 내구성도 불안 요소다.

이미 마이너리그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2019년에는 이르게 실전에 투입된 탓인지 4월부터 9월까지 매당 7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2020년에도 시즌 후반 컵스의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KBO에 오기 전 80이닝 가까이 소화했다. 본격적인 선발 전향 첫해를 맞이한 더모디에게는 적지 않은 이닝이다. 120이닝 전후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더모디의 후반기는 어떻게 기억될까? 빅리그에서는 불펜 자원이었지만 KBO에서 에이스로 우뚝 선 루친스키를 따르게 될까? 아니면 부상으로 일찍 한국을 떠난 여느 크로스 스탠스 유형의 좌완 투수로 기억될까? NC의 5강 진입을 위한 마지막 한자리. 더모디의 후반기 합류가 기대된다.

 

야구공작소 정재경 칼럼니스트

에디터= 야구공작소 전언수, 이재성

일러스트= 야구공작소 박지원

기록 출처= fangraphs.com, M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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