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SSG 랜더스 후안 라가레스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백충헌>

후안 오스발도 라가레스

1989년 3월 17일, 도미니카 공화국

우투우타, 188cm 99kg

 

KBO 리그가 전반기를 마무리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은 SSG 랜더스다. 개막 이후부터 단 한 번도 선두에서 내려오지 않으며 이 부문에서 신기록을 세운 SSG지만,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야심차게 데려온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은 김원형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결국 SSG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케빈 크론과 이반 노바를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외국인 선수 시장의 암울한 상황과 달리 둘의 대체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발표됐다. 이 중 먼저 발표가 난 선수는 빅리그 골든글러브 출신의 후안 라가레스다.

배경

어린 시절 야구를 오래 하지 않았음에도 뉴욕 메츠와 계약을 맺을 정도로 라가레스는 야구에 재능을 보였다. 입단 당시만 해도 라가레스의 포지션은 유격수였지만 2009년부터 외야수로 전향했다. 라가레스는 메츠의 루키팀인 DSL 메츠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며 올라왔고 2013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한다.

경쟁이 치열한 빅리그에서 라가레스는 자신의 재능을 맘껏 뽐내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OPS가 0.651에 그칠 정도로 공격력은 평범했지만, 라가레스는 남다른 수비력으로 빅리그에서 살아남는 데 성공했다. 2014년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라가레스의 수비력은 특출났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메츠가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주전 중견수로 낙점하며 라가레스는 백업 외야수로 밀려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라가레스는 계속해서 부상과 씨름하며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메츠는 라가레스와의 계약 연장 옵션을 포기했고, 라가레스는 자유계약 선수가 되었다.

이후에도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라가레스는 에인절스로 향했지만 자리를 잡지 못했고,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스카우팅 리포트

<후안 라가레스 MLB 통산 성적> 

라가레스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수비력과 넓은 수비 활용 폭이다.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활용 가치가 높고 기본적인 수비력 또한 탄탄하다. 유망주 시절부터 약한 어깨를 제외하고는 수비력에서 흠 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빅리그에서도 주로 중견수로 뛰며 매 시즌 양(+)의 OAA를 기록했다. 현재 중견수 자리에는 최지훈, 우익수 자리에는 한유섬이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랜더스에서 라가레스의 주 포지션은 좌익수가 될 전망이다. 빅리그 시절 좌익수로 총 119.2이닝을 소화하며 +2의 OAA를 기록한 만큼 안정적인 수비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화려한 수비에 비해 타격은 아쉬울 가능성이 높다. 라가레스는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선구안과 장타력이 아닌 좋은 컨택을 바탕으로 단타를 생산해내는 유형의 타자였다. 이러한 경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어졌는데 라가레스의 메이저리그 통산 장타율은 0.360에 불과하며 홈런 또한 10시즌 통산 31개에 불과했다.

<후안 라가레스 발사각 및 땅볼 비율>

다만 빅리그에서 강한 타구의 비율(Hard Hit%)이 리그 평균 이상이었던 만큼(라가레스 37.2% / 리그 평균 35.7%) 좋은 질의 타구를 생산하는 능력은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는 장타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헸지만, 마이너리그에서의 라가레스는 평균 이상의 장타력을 기대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트리플 A 통산 성적 121타석 3홈런 0.345/0.388/0.531 OPS 0.919). KBO에서도 홈런을 때려내기는 힘들겠지만, 갭 파워를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좋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볼넷을 골라 나가는 모습은 보기 힘들겠지만 삼진 또한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라가레스는 리그 평균 수준의 K%를 유지했고 컨택% 또한 나쁘지 않았다(통산 K% 21.1% / Contact% 80.1%).

주루는 어떨까? 라가레스는 빅리그 시절 매년 리그 상위 10~20%에 속하는 Sprint Speed를 기록했다. 빅리그 통산 도루가 45개인 만큼 도루를 즐겨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사인이 나면 언제든지 공격적인 주루를 시도해볼 만하다.

전망

라가레스는 공·수·주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의 능력을 기대해볼 수 있는 선수다. 뛰어난 수비, 좋은 컨택과 갭 파워, 준수한 주루 능력을 갖췄다는 우타자 버전 최지훈이 될 가능성 또한 충분하다.

SSG에게 라가레스와의 계약은 나쁘지 않은 영입이다. 김원형 감독이 전의산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 이야기했고 현재 SSG는 내야보다 외야의 뎁스가 얇은 상황. 최지훈, 한유섬이라는 두 외야수가 있지만 남은 한자리는 아직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가레스와 계약은 외야의 마지막 퍼즐을 채울 수 있는 선택이다. 수비는 확실한 성공이 보장되고, 좋은 컨택을 바탕으로 한 타격도 빅리그 시절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롯데에서 뛰었던 딕슨 마차도는 훌륭한 수비와 나쁘지 않은 타격으로 성공한 영입이라 평가받았다. 라가레스 또한 마차도와 같은 스토리를 충분히 써 내려갈 수 있는 선수이다.

관건은 건강이다. 후반기에는 선두권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SSG에게는 한경기가 한경기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라가레스는 미국 시절 거의 매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결장한 적이 적지 않다. 이번 후반기 라가레스가 얼마나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며 경기에 나서는 지가 성공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즌 SSG는 창단 2년 차를 맞이하며 거침없는 페이스로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과연 라가레스는 성공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팀의 첫 우승을 함께할 수 있을까?

 

야구공작소 원정현 칼럼니스트

참고 – Baseball America, Baseball Savant, Fangraphs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재성, 차승윤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백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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