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롯데 자이언츠 잭 렉스

<일러스트=야구공작소 이찬희>

 

잭 렉스(Zach Reks)

1993년 11월 1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미국)

우투좌타, 188cm 86kg

 

2022 시즌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는 외국인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그중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는 지난 7월 18일 한국 땅을 떠났다. 뛰어난 수비가 장점인 마차도를 보내고 영입한 만큼 롯데는 피터스의 방망이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피터스는 간간이 터지는 장타를 제외하고는 그 무엇도 보여주지 못했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틀 뒤인 7월 20일, 롯데는 잭 렉스와의 31만 달러 계약을 발표했다.

 

배경

렉스는 학창 시절 공군사관학교 생도였지만 중간에 야구로 진로를 바꾼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첫 입단테스트에서는 어느 팀에서도 렉스를 받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렉스는 사관학교를 떠난 이후에도 토요타 항공에서 일하며 운동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켄터키 대학교 야구부에 입단한다.

렉스는 켄터키 대학교 야구부에서 9할대의 OPS를 기록하며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LA 다저스에 지명받는 데 성공한다(2017년 MLB 신인 드래프트). 나이가 많았던 탓에 드래프트 순위와 계약금은 남들보다 적었지만 그는 입단 초기부터 마이너리그에서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렉스는 입단 3년만에 트리플 A에서도 9할대의 OPS를 기록하는 강타자로 성장했고 2021년에는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LA 다저스 유망주 순위에서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렉스는 마이너리그에서의 성공과 달리 빅리그에서는 무기력했다. 결국 다저스는 렉스를 지명할당 후 텍사스로 트레이드했다.

텍사스에서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렉스는 텍사스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자신을 증명해 내지 못했고 텍사스 생활을 마무리한다. 다행히 새 팀을 구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렉스는 DJ 피터스의 대체자를 구하던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한국으로 오게 된다.

 

스카우팅 리포트

<잭 렉스 20-80 스케일>

<잭 렉스 마이너리그 장타율 및 FB%>

렉스의 가장 큰 장점은 전임자인 피터스와 마찬가지로 장타력이다. 대학 시절과 루키 리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장타력이 인상적인 선수는 아니었지만 2019시즌부터 어퍼 스윙을 장착하며 플라이볼 비율(FB%)을 급격히 끌어올렿다. 이후 높은 장타율(트리플 A 통산 0.537)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로 변모했다. 미국에서도 MLB 평균 수준의 파워를 가졌다고 평가받은 만큼 호쾌한 장타를 기대해 볼 만하다.

다만 장타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컨택 능력이 떨어졌고, 하이 패스트볼을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고 한다. 최근 KBO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하이 패스트볼 유행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렉스의 성공에 있어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구안과 배트 컨트롤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렉스는 트리플 A에서 통산 K%가 24.7%로 높았지만 BB%가 11.2%로 볼넷도 충분히 골라 나갔다. 헛스윙 비율도 11%로 전임자인 피터스(트리플 A 통산 15.6%)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타구 분포가 고르다는 점도 장점이다. 트리플 A에서의 지난 2년간 렉스는 스프레이 히터의 모습을 보여왔다.(좌 38.2% / 중 27.1% / 우 34.6%) 최근 KBO에서는 3루수가 1-2루 방면으로 이동하는 ‘좌타자 시프트’가 유행하며 좌타자들이 애를 먹고 있는데, 렉스에게 이런 시프트는 쉽게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이 보이는 타격과 달리 수비와 주루는 그리 전망이 밝지 못하다. 유망주 시절부터 렉스는 느린 스피드로 인해 수비 범위가 좁고, 송구도 평균 이하 수준이라 평가 받았다. 20-80 스케일에서 좌익수로도 30점을 받은 만큼 피터스만큼의 수비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주루 또한 마찬가지로, 주루 센스는 나쁘지 않지만 앞서 말했듯 렉스는 원래부터 스피드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전망

선구안과 장타력을 겸비한 잭 렉스는 KBO 무대에서 평균 이상의 활약을 기대해 볼 만한 선수이다. 하지만 수비와 주루에 약점이 있는 만큼, 공격에서 이를 메꿀 만한 강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렉스에게 어느 정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사직구장의 담장도 렉스에게는 그리 좋은 소식이 아니다. 파워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로 평가 받았던 피터스의 홈런 13개 중 홈경기에서 때려낸 홈런이 3개에 불과할 정도로 사직구장은 거포들의 무덤으로 변했다.

하지만 부담만큼이나 동기부여도 상당하다. 렉스는 이제 막 28살로 전성기에 접어드는 나이이며 한국 생활이 성공한다면 메이저리그로의 금의환향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한 선수이다. 과연 렉스는 피터스와는 다른 결말로 코리안 드림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야구공작소 원정현 칼럼니스트

참고 – Baseball America, Fangraphs, Prospectslive

에디터 – 야구공작소 이재성, 박주현

일러스트 – 야구공작소 이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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