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야구를 꿈꾸다, 동산정보산업고등학교

2015년 67개 학교가 참가했던 고교야구 리그는 올해까지 17개 팀이 새롭게 합류해 총 81개 팀이 됐다. 야구부를 운영하는 학교는 늘어났지만 몇몇 신생팀은 학교 지원과 선수수급 등의 문제로 야구부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교리그 신생팀 현황>

2002년 창단한 충주성심학교는 인원 미달로 2016년 이후 리그에서 이탈했다. 고창 영선고등학교와 나주 영산고등학교는 5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2019시즌을 마지막으로 나란히 야구부 해체를 결정했다. 특히 영산고는 단 1년 만에 해체를 결정해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2019년 창단한 동산정보산업고등학교는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차근차근 성장하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산정보고 단체 사진>


#동산정보고를 소개합니다

동산정보산업고 야구부의 역사는 전신인 천호상업전수학교가 야구부를 창단한 19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창단 첫해 에이스 박인종을 앞세워 제8회 대통령배 쟁탈전 서울시 예선리그에서 조 1위에 오르며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았다. MBC 청룡과 롯데 자이언츠에서 포수로 활약한 고 김용운이 천호상전 출신의 프로선수다. 그러나 1975년을 마지막으로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2019년 동산정보고는 야구부 창단을 결정해 다시 한번 야구계에 발을 내디뎠다. 야구부 창단 배경과 관련해 박효민 야구부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는 우리나라 야구계의 피라미드 구조입니다. 중학교 야구부는 100개가 넘지만, 고등학교 야구부는 80개 남짓이에요.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관두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입니다. 내년에 스포츠경영과가 창설될 예정이에요. 선수들이 운동과 학업을 함께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죠. 마지막으로 즐거운 야구를 했으면 해요. 무엇이든 즐겁게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믿거든요. 선수들이 편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야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더 큰 꿈을 향해서

초등학교 감독으로 20년 이상 재직한 전영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동산정보고는 지난 9월 12일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뒤늦게 첫 승을 신고했다. 전영길 감독은 첫 승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고등학교 감독을 처음 맡다 보니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선수들이 필요한 부분과 제가 생각했던 부분에 차이가 크더라고요.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하나씩 맞춰가면서 마침내 첫 승을 거둘 수 있었어요. 우승했을 때보다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웃음)”

올해 리그에 합류한 세 팀 중 가장 늦은 첫 승 신고지만, 조급함을 내비치지 않고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이사장님과 교장 선생님은 물론, 학교 전체에서 야구부에 큰 관심을 두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요. 앞으로 더 강한 팀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코칭스태프의 신구조화도 잘 이뤄졌고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내년엔 전국대회 8강에 드는 게 목표입니다.”

<동산정보고 전영길 감독>

전 감독의 말처럼 동산정보고는 신구조화가 이뤄진 코칭스태프로 인한 밝은 분위기가 큰 장점이다. 젊은 코치인 최유건 투수코치와 KT 위즈 출신의 김창권 코치는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다가갈 수 있는 형 같은 존재다. 훈련 때 앞장서서 파이팅을 외치고 농담도 하며 밝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전영길 감독과 어유삼 코치는 오랜 초등학교 감독 경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런 좋은 분위기에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미 고교 최고 수준의 실내연습장과 라커룸을 갖췄고, 내년 초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장이 완공될 예정이다.

<실내 연습장-옥상 마운드-샤워장-라커룸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팀의 창단 멤버로 합류해 주장을 맡고 있는 김성호의 말에서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시설은 물론, 운동 분위기도 최고라 자부해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열정을 가지고 즐겁게 훈련을 이끌어주세요. 선수들끼리도 서로 대화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고 있고요. 하나의 팀이 돼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동산정보고 주장 김성호>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전국대회 8강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어요. 후회 없이 운동하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온다고 믿어요. 앞으로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격적인 첫 승 이후 1승을 추가해 2승 5패로 전반기 주말리그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동산정보고는 내년부터 ‘서울동산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새로운 이름과 함께 비상할 그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야구공작소 신철민 칼럼니스트

에디터 = 야구공작소 김준업, 이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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