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사람, 새로 온 사람, 남을 사람? 코로나로 인한 외국인 변수]

(flickr: pix-4-2-day)

중국 우한 시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약 4개월이 지났다. 전염병의 위력은 엄청났다. 사람들은 여럿이 모일 수 없었고 외부활동도 강력하게 제재당했다. 매년 우리를 찾아왔던 야구는 자취를 감췄고 사상 최초로 5월 개막이라는 사태를 맞이했다.

개막 연기 이외에도 코로나는 리그에 많은 변수를 만들어냈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 선수들이 고국으로 돌아갔다 오는 경우가 생겼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들은 2주간 자가격리를 시행해야 해 컨디션 및 몸 관리도 쉽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차지하는 전력의 비중을 생각해 보면 이런 상황이 달가운 팀은 없을 것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에도 큰 제약이 생겼다. 새로운 선수를 데려온다 하더라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쳐야 하기에 컨디션 관리와 적응 면에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시즌 끝까지 동행해야 할지도 모른다.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 비율은 정확히 대칭을 이뤘다(신규 15명, 재계약 15명). 최하위권 성적을 기록한 두 팀의 선택도 완전히 상반된다(한화 전원 재계약, 롯데 전원 교체). 그래서 알아봤다. 올 시즌 각 팀 외국인 선수들의 현황과 전망은 어떨까? (괄호 안은 시범경기 성적, *는 신규 외국인)

<2020 야구공작소 외국인 스카우팅 리포트 일러스트>

두산 베어스 (2019시즌 88승 55패 1무 정규시즌 1위, 한국시리즈 우승)

크리스 플렉센* (1경기 1승 0.00 5이닝 1볼넷 5삼진 무실점)

라울 알칸타라 (1경기 1승 1.80 5이닝 1볼넷 1삼진 1자책)

호세 페르난데스 (15타수 4안타 0.267 1홈런 4타점 5득점 3볼넷)

두산은 지난해 29승을 합작한 외국인 투수 두 명과 모두 결별했다. 前 에이스 린드블럼의 빈자리를 채워줄 선수로 영입한 플렉센은 연습경기에서 150km/h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지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알칸타라도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서 깔끔한 투구를 보여주며 올 시즌도 준수한 활약을 예고했다.

다만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KT 유니폼을 입고 적으로 만났을 당시 알칸타라는 잠실 구장에서 부진(ERA 6.04)했다. 그리고 올 시즌부터는 잠실을 홈으로 써야 한다. 개막전에서는 QS를 기록하며 최소한의 기대치는 충족시켰지만 100% 만족스럽다고 말하기는 힘든 투구였다.

플렉센이 빈자리를 채워줘야 하는 린드블럼 또한 단순한 외국인 투수가 아니다. 무려 2019시즌 KBO리그 MVP를 차지한 슈퍼 에이스다. 크나큰 빈자리는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최다안타 1위(197개)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도 안정적인 성적이 예상된다. 급작스러운 성적 부진을 예측할 만한 부분도 없고 시범경기 성적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타격을 통해 적은 삼진이 유지되고 있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비록 팀은 패했으나 개막전에서도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올 시즌 후 두산은 주전들의 대거 FA가 예정되어 있다. 지금 당장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얼굴의 외국인들에게 전임자들만큼 좋은 성적이 요구되는 이유다.


키움 히어로즈 (86승 57패 1무 정규시즌 3위, 한국시리즈 준우승)

제이크 브리검 (1경기 1승 0.00 3이닝 3삼진 무실점)

에릭 요키시 (1경기 10.13 2.2이닝 1볼넷 2삼진 6실점 3자책)

테일러 모터* (14타수 2안타 0.143 1타점 1득점 2볼넷 3삼진)

두산과 달리 키움은 두 명의 원투펀치와 전부 재계약에 성공했다. 브리검은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는 경미한 부상조차 없고 연습경기에서도 깔끔한 호투를 보여줬다. 지난 가을야구에서 브리검의 뒤를 받쳐주지 못한(3경기 11이닝 5.73) 요키시는 시범경기에서 흔들린 점이 조금 아쉽다. 올 시즌도 선발진을 앞에서 끌어줘야 하는 두 선수의 어깨는 여전히 무겁다.

올 시즌 가장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외국인 타자 모터의 시범경기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14타수 2안타 0.143). 다행히 개막전부터 안타, 타점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전임자의 활약이 워낙 대단했기에 모터에 대한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급 야수진 속에서 큰 기대를 받지 못하는 외국인 타자. 어쩐지 2014시즌 넥센의 비니 로티노가 떠오른다. 모터는 이름 그대로 타선의 새로운 동력원이 되며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지난 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친 키움에게 현재의 라인업이 유지될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길게 남아 있지 않다.


SK 와이번스 (88승 55패 1무 정규시즌 2위, 플레이오프 진출)

닉 킹엄* (2경기 1.50 6이닝 5볼넷 5삼진 1실점 1자책)

리카르도 핀토* (2경기 1패 4.76 5.1이닝 6볼넷 5삼진 3실점 3자책)

제이미 로맥 (24타수 7안타 0.292 2홈런 6타점 3득점 1볼넷 4삼진)

오프시즌동안 SK는 1~3선발이 전부 팀을 이탈했다. 당연히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선발투수 두 명에 대한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지만, 연습경기까지 보여준 모습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두 투수 모두 제구력에 의문 부호가 있고 킹엄은 벌써부터 약점(슬라이드 스텝)을 들켰다. 지난 시즌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지만 사실상 올 시즌에는 그 모습을 재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다행히 킹엄의 개막전 등판은 나쁘지 않았다(7이닝 3자책).

투수진은 새로운 얼굴로 채워졌지만 SK 팀컬러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인 로맥은 올해도 함께한다. 동료들의 이탈로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시범경기에서 대포 두 방을 쏘아 올리며 예열을 마쳤다. 개막전에서의 모습(3타수 1안타)는 무난했지만, 지난 시즌 1개 차로 아깝게 놓친 30홈런이 올해는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로맥의 방망이가 선발진의 이탈을 만회해 주어야 한다.


LG 트윈스 (79승 64패 1무 정규시즌 4위, 준플레이오프 진출)

타일러 윌슨 (1경기 3.1이닝 0.00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케이시 켈리 (1군 등판기록 없음)

로베르토 라모스* (15타수 3안타 0.200 1볼넷 5삼진 3타점 1득점)

자가격리는 LG 원투펀치의 컨디션에 큰 영향이 없었다. 2주 간의 공백에도 예열을 마친 윌슨은 연습경기에서도 호투했고 켈리는 퓨처스 경기(3이닝 6탈삼진 무실점 최고구속 146km/h)에서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건강하다면 올 시즌도 최강 외국인 원투펀치 유력 후보다. 윌슨과 켈리의 모습에 따라 LG 선발진의 무게감이 결정된다.

투수와는 다르게 LG는 매년 외국인 타자와 인연이 없었다. 대권에 도전하는 올 시즌에는 그 어떤 때보다도 외국인 타자의 파괴력이 필요하다.

연습경기에서의 모습은 물음표가 붙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보여준 한 방(3타점 싹쓸이 2루타)은 팀이 원하는 모습 그 자체였다. 개막전에서도 각각 우중간, 중앙 담장 쪽으로 좋은 타구를 때려내며 2개의 2루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대권을 노리는 LG에게 3명의 외국인 선수는 전부 중요하다.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두 명의 투수를 제외하면 우승 계획에 가장 중요한 퍼즐이 될 수도 있는 선수는 라모스일지도 모른다.


NC 다이노스 (73승 69패 2무 정규시즌 5위,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드류 루친스키 (2경기 7이닝 0.00 9탈삼진 무실점)

마이크 라이트* (1경기 4이닝 2.25 1볼넷 4삼진 1실점 1자책)

애런 알테어* (14타수 3안타 0.214 1볼넷 5삼진 1득점)

루친스키는 압도적인 연습경기 성적을 통해 올해도 공룡군단의 에이스는 본인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개막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를 보여주며 팀의 2년 연속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더 높은 곳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에이스 루친스키와 3선발 구창모 사이에서 견실하게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2선발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 시범경기에서 KIA전에 나선 라이트도 제구가 다소 흔들렸지만 150km/h가 넘는 공을 뿌릴 수 있는 본인의 장점을 잘 어필했다. 라이트가 제 몫을 해준다면 루친스키-라이트-구창모-이재학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은 10개 구단 중 최상위권이다.

지난 시즌 NC와 함께한 2명의 외국인 타자는 평균 이하였다. 설상가상으로 나성범까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팀 홈런은 1위를 기록했다. 기존의 타선에 나성범과 알테어의 가세는 분명 올 시즌 NC 타선에게 있어서 크나큰 호재다.

NC는 5툴 플레이어 외국인 선수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나성범의 수비부담까지 줄여 줄 수 있는 알테어는 생각보다 다방면으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성적과 별개로 교류전 말미에 당한 경미한 손등 부상은 커리어 내내 부상을 달고 살았던 그의 모습을 생각해 봤을 때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2020 야구공작소 외국인 스카우팅 리포트 일러스트>

KT 위즈 (71승 71패 2무 정규시즌 6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1경기 1패 3.2이닝 9.82 2볼넷 2삼진 4실점 4자책)

윌리엄 쿠에바스 (1경기 3이닝 9.00 1볼넷 3삼진 5실점 3자책)

멜 로하스 주니어 (18타수 5안타 0.278 2홈런 4타점 3득점 2볼넷 6삼진)

KT는 지난 시즌 1선발이었던 알칸타라의 빈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투수로 데스파이네를 영입했다. 연습경기와 퓨처스 경기(vs 키움 2군 4.1이닝 2실점)에서 썩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었지만, 이강철 감독은 아직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 같다며 여전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감독의 신뢰에 부응한 데스파이네는 개막전에서 숨겨둔 발톱을 드러내며 호투(6이닝 8K 1실점)했다. 불펜진의 잇따른 실점으로 팀은 패배했지만 KT가 그렇게 원하던 강력한 1선발의 모습을 보여준 점은 분명 청신호다.

올해도 동행하는 쿠에바스의 연습경기도 불안했다. 패스트볼 구속은 130km/h 후반대에 머물렀으며 피칭 내용도 무난한 수준이었다. 이들은 영건 위주로 구성된 KT 선발진을 앞에서 끌어줘야 할 막중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두 투수가 올해는 팀을 가을야구로 견인할 수 있을까?

타선은 걱정이 없다. 지난 시즌 투고타저의 흐름 속에서도 좋은 생산력(wRC+151.3, 리그 6위 / 24홈런, 리그 5위)을 보여준 로하스가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큰 문제가 없지 않는 한 강백호와 KT 타선을 책임져 줄 선수다. 굳이 변수를 찾자면 30세 시즌에 접어드는 나이 정도뿐이다.


KIA 타이거즈 (62승 80패 2무 정규시즌 7위)

애런 브룩스* (1경기 4이닝 2.25 4삼진 1실점 1자책)

드류 가뇽* (1경기 1승 5이닝 7.20 2볼넷 2삼진 5실점 4자책)

프레스턴 터커 (13타수 5안타 0.385 2타점 1삼진)

KIA는 지난해 실망스러웠던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했다. 다만 두 투수에 대한 평가는 벌써부터 엇갈린다.

먼저 브룩스는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인상 깊은 투심과 너클커브를 선보였고 마지막 담금질(vs KT 퓨처스 6이닝 무실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타 팀 감독들도 경계 대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좋은 평가를 받는 브룩스와 달리 오락가락하는 모습(자체 청백전 4이닝 6실점, KT 2군 6이닝 9K 퍼펙트, NC 연습경기 5이닝 5실점)을 보이는 가뇽은 의문부호가 붙는다. 특히 포심-체인지업의 극단적인 투 피치는 불안함을 배가시킨다. 외국인 투수들과 양현종에 비해 4-5선발의 무게감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KIA로서는 두 투수의 선전이 절실하다.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으로 한국 무대를 밟아 인상적인 갭파워(2루타 33개, 리그 6위)를 보여준 터커는 올 시즌도 안정적이다. 폭발적인 장타력은 부족할지 몰라도 견실한 컨택을 바탕으로 한 타격이 갑작스레 무너질 가능성은 외인 타자들 중 가장 낮아 보인다. 공인구 교체 후 현 KBO 메타(?!)에 가장 잘 맞는 선수가 아닐까.


삼성 라이온즈 (60승 83패 1무 정규시즌 8위)

데이비드 뷰캐넌* (2경기 1패 7이닝 5.14 3볼넷 6삼진 4실점 4자책)

벤 라이블리 (2경기 1승 7.1이닝 4.91 2볼넷 6삼진 4실점 4자책)

타일러 살라디노* (17타수 4안타 0.235 4볼넷 6삼진 2득점)

그동안 삼성이 겪은 외국인 투수 잔혹사(16-19시즌 외인 투수 평균자책점 5.74 / WAR 4.50, 리그 최하위)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WAR 5.72, 리그 최하위)을 기록한 선발진을 보유한 팀도 삼성이었다. 어느 팀보다도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많은 땅볼을 유도하는 뷰캐넌과 구위로 압도하는 라이블리, 서로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투수 두 명의 조합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첫 경기는 완벽(합작 7이닝 3피안타 무실점)했지만, 두 번째 경기는 불안함(합작 7.1이닝 14피안타 7실점)을 노출했다. 시즌 동안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모습과 가장 나쁜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셈이다. 어느쪽 모습이 진짜인지에 따라 삼성의 올 시즌 성적이 좌우될 것이다.

비록 외국인 투수들은 처참했지만, 지난 3년간 삼성은 러프라는 걸출한 외국인 타자를 통해 타선의 고민거리를 다소 덜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 함께할 살라디노는 러프와는 완전히 상반된 유형이다. 30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러프만큼의 장타력은 없지만 3루수, 유격수, 심지어 1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포지션 능력이 최고의 장점이다. 3루타와 도루를 1개씩 기록하며 보여준 평균 이상의 주루 능력은 두자릿수 도루를 기대할 수 있다.

“어떻게든 득점하는 타선을 만들겠다”는 허삼영 신임 감독의 말처럼 살라디노는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전임자의 공백을 최소화해줄 수 있는 자원일지도 모른다. 일단 시즌 출발은 나쁘지 않다(3타수 1안타 1볼넷).


한화 이글스 (58승 86패 정규시즌 9위)

워릭 서폴드 (1경기 4이닝 4.50 3볼넷 1탈삼진 3실점 2자책)

채드 벨 (1경기 1패 3이닝 9.00 1볼넷 3탈삼진 3실점 3자책)

제라드 호잉 (18타수 7안타 0.389 2타점 2득점 2삼진)

한화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3인방과 전부 재계약했다. 비록 팀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기록만 놓고 보면(외인 선발 2명 합작 WAR 8.71, 10개 구단 중 1위) 지난 시즌 최고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한화의 벨과 서폴드였다. 특히 벨은 후반기에 완전히 각성(7경기 47.2이닝 6승 1.51)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 줬다.

하지만 올해는 개막 전부터 악재가 터졌다. 채드 벨이 작년 허리 부상에 이어 또 다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개막전 등판이 불발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롯데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장시환을 영입했고 준수한 4선발 자원인 장민재도 있다는 점이다. 벨-서폴드 듀오가 작년만큼만 해준다면 선발진은 꽤나 탄탄하다.

벨 대신 개막전에 등판하게 된 서폴드는 외국인 투수 개막전 최초, 팀 프랜차이즈 역사상 두 번째(종전 2002년 송진우), 15년 만에(종전 2005년 배영수) 개막전 완봉승을 기록하며 한화팬들에게 11년 만의 개막전 승리를 선물했다. 아직 남은 시즌은 길지만 야구를 애타게 기다리던 한화 팬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3년째 함께하는 호잉의 지난 시즌은 냉정하게 첫 시즌에 비해 좋지 못했다. 홈런 개수는 급감(30개->18개)했고 생산력(wRC+ 120.9, 100타석 이상 외국인 타자 13명 중 8위)은 외국인 타자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용규의 부재와 시즌 후반 발목 부상을 달고 뛴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용규의 부재로 중견수 수비까지 소화하며 체력적인 부담(중견수 출장 시, 229타석 OPS 0.750)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우익수일 때 성적(295타석 OPS 0.841)과 부상을 당하기 전(OPS 전반기- 0.842, 후반기- 0.679)의 모습은 준수했다. 올 시즌에는 반등을 기대해 볼 요소들이 존재한다.


롯데 자이언츠 (48승 93패 3무 정규시즌 10위)

애드리안 샘슨* (1경기 4이닝 9.00 4볼넷 2탈삼진 3실점 3자책)

댄 스트레일리* (1경기 1승 4.2이닝 5.79 3볼넷 4탈삼진 3실점 3자책)

딕슨 마차도* (16타수 2안타 0.125 2타점 2볼넷 2삼진)

롯데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3인방을 전부 교체했다. 빅리그 44승의 스트레일리, 지난 시즌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한 샘슨까지, 이름값만 놓고 보면 적어도 외인 투수 구성은 리그 최강이다. 연습경기에서도 심판의 존 등에 흔들렸을 뿐 본인들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다만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일리는 지난 시즌 무릎 부상을 당했고 개막 직전에는 허리에 경미한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임무를 완수(5.2이닝 4삼진 2실점)했지만 부상은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 게 최선이다.

샘슨은 야구와는 별개인 가족 문제(아버지의 병세)로 미국으로 잠시 귀국했다. 반드시 복귀할 것이라고 했지만 귀국 후에도 2주 자가격리 기간을 가져야 하는데 이는 컨디션 조절에도 영향을 끼치는 문제다. 샘슨은 무사히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까?

박기혁 이후 롯데는 확실한 유격수를 찾지 못했다. 결국 지난 시즌 아수아헤에 이어 또 한 번 센터라인 수비가 가능한 딕슨 마차도를 영입했다. 미국 무대 성적(ML-0.227, 마이너 – 0.247)을 보고 모두가 마차도에게 타격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개막전부터 홈런 1개 포함 4타점 경기를 하며 타격도 만만치 않음을 증명했다.

그래도 롯데가 마차도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내야 수비의 안정이다. 지난 시즌 롯데는 144경기 체제에서 KBO 리그 역대 최다인 114개의 실책을 범했다. 마차도는 20/80 스케일에서 수비와 송구 모두 60점을 기록했다. 이는 마차도가 ML 레벨에서도 ‘평균 이상의 플러스 등급’ 수비능력을 지녔다는 의미다.

롯데 투수진은 지난해 1.13의 땅볼/뜬공 비율로 리그 1위를 기록했다. 국내 투수진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었기에 올 시즌도 많을 땅볼들이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땅볼들을 얼마나 잘 처리해 주느냐가 마차도의 성공 열쇠다.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스트

에디터= 야구공작소 오연우

기록 출처: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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